오바마, 롬니 캠프 실업률 통계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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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4-0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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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영(미국)= 워싱턴 특파원) 미국의 3월 실업률 통계가 발표되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캠프와 공화당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대선 캠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8.2%로 0.1%포인트 하락한 실업률 통계는 당연히 오바마 캠프에는 안타까운 것이었고, 롬니 캠프에는 공격의 구실을 만들 수 있는 충분한 수준이었다.

미국의 실업률 통계는 대통령 당선을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데이터다. 오바마 입장에서는 오는 11월 대선 전까지 실업률이 현저하게 낮아지는 것을 바라고 있고, 롬니 캠프는 실업률 개선이 지지부진해 오바마를 공격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실업률 통계가 발표된 지난 6일 이후 두 캠프는 설전을 벌이며 데이터 해석을 서로 달리 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롬니를 비롯한 공화당 측은 “3월 실업률 통계가 조금이나마 내려간 것은 경제가 좋아져서가 아니라 실업자들이 절망 속에서 구직을 포기했기 때문”이라며 “오바마의 경제 실정이 미국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롬니는 “수백만의 미국인들이 오바마의 경제 정책 실패에 따른 댓가를 치르고 있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구직 희망을 포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는 당초 기대했던 20만개 이상의 일자리에 턱없이 모자란 12만개의 일자리가 3월에 늘었다는 발표에 “경제는 분명히 긍정과 부정의 두 경로를 걷고 있다”며 “더욱 노력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지난 12월 이후 3개월 연속 매월 20만 개의 일자리가 늘었지만 3월 들어 대폭 감소했다.

그럼에도 “3년래 최저치를 기록중인 실업률은 재선 캠프로서는 크게 잃을 것이 없는 수준”이라는 내부 평가를 내리고 있다.

오바마 입장에서는 올해 중반기까지의 실업률 개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역사적으로 대선이 있는 해에 실업률이 개선되지 않으면 대통령의 재선은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빌 클린턴 캠프 등에서 일했던 민주당 조엘 존슨 전략가는 “혼재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실업률 통계”라며 “‘오바마가 백악관에서 나오면 경제가 더 잘될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는 공화당쪽에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민주당쪽에서도 ‘지난 2008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망쳐놓은 경제를 지금 오바마 정부가 잘 극복해오고 있다’는 메시지를 유권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롬니 캠프는 이에 더해 “오바마가 겉으로 말하지 않는 진실이 있다”며 경제 정책 등을 싸잡아 공격하고 있다. 이는 오바마가 러시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에게 “재선 이후에는 미사일 방어 정책에 더 많은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을 꼬집는 말이다.

실업률 등 경제 통계를 놓고 두 캠프가 벌이는 설전은 9일부터 본격 시작되는 1사분기 기업 어닝(실적) 발표로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실업률 개선이 미진한 상황에서 기업 실적까지 좋지 않으면 오바마 캠프는 큰 타격을 입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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