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장으로 들어가는 매화마을이 이차선의 좁은 도로임에도 수많은 차량이 몰려 그야말로 주차장을 방불케했다. 해마다 많은 인원이 몰린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주최측에서는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자가용을 자제해달라는 통보외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부실한 프로그램도 도마에 올랐다.
성황을 이룬 국제문화관외에 다른 프로그램은 다른 지역축제에서 해마다 되풀이하는 뻔한 프로그램으로 채워져 있었던 것. 매화축제의 핵심인 매화조차 낮은 기후로 인해 제대로 피지 않아 김빠진 행사가 되고 말았다. 올해부터 국제화를 천명해 광양국제매화축제로 축제명까지 변경했지만 국제적인 축제에 걸맞는 예산확보나 콘텐츠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사실 다른 지역의 축제에 비하면 광양매화축제는 품격이라도 갖추고 있는 축제다. 대부분의 축제가 성과주의에 매몰되다보니 숫자부풀리기에 여념이 없다. CNN에도 추천 축제로 소개된 인제 빙어축제와 국내에서 가장 성공한 축제로 이름이 높은 함평나비대축제의 경우 참여 연인원이 무려 100만명이 넘는다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지자체에서 축제를 성공적으로 치렀다고 대외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숫자부풀리기에 다름아니라는 것. 지난 설 연휴 수도권을 빠져나간 귀경 차량이 하루 30만대 정도였다. 4인가족이 타고 있었다고 가정하면 120만명 정도. 귀경차량이 30만대를 넘어서면 고속도로가 주차장이 되어버린다. 연인원이기는 하지만 함평이나 인제 같은 군단위에 10만명만 모여도 온 동네가 사람이 차고 넘치는데 100만명이 왔다는 것은 지나친 과장일 수 밖에 없다.
빙어축제나 함평나비축제의 경우 비록 참가인원은 부풀려도 축제는 비교적 알찬 편이다. 대부분의 지역문화축제가 컨텐츠에 대한 고민도 없이 축제를 위한 축제를 치르다 보니 프로그램이 천편일률적이다. 연예인 불러서 노래마당 열고 팔도음식점 열고 장터만들어 토산품 파는 것까지 거의 일반적인 패턴이다.
대부분의 축제가 관에서 주도하다보니 정작 축제의 주체인 주민들의 참여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도 우리나라 축제의 고질적인 문제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마츠리(축제)를 위해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준비위원회를 꾸리고 거의 1년을 준비한다. 지방자치단체는 축제를 위한 지원만 할뿐 간섭하지 않는다. 축제에 대한 아이디어를 같이 공유하지만 요구하지도 않는다. 지역주민 스스로 준비위원장을 뽑고 축제의 주인공까지 결정한다. 온 주민이 참여하다보니 축제 본연에 충실하고 오랜 역사를 걸쳐 내려오게 된 원동력이 되었다.
국내 축제는 주민들의 아이디어 보다는 관에서 일방적으로 만들어낸 틀에 의해서 기획되다보니 축제라고 이름붙이기 보다 일종의‘행사’라는 느낌이 나는 것도 사실이다. 1년에 2천건이 넘는 크고 작은 축제가 벌어지다보니 과연 그 많은 비용이 축제에 쓰여져야 하는지도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국내 축제의 홍보를 맡고 있는 리에또의 전계욱 대표는 “축제가 너무 지방자치단체의 성과주의에 매몰되어 있는 것 같다”며 “컨텐츠를 풍부하게 보강하고 민간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좀더 다른 형태의 축제가 이루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또 “제대로 된 축제는 지역민이 축제를 자신들의 것이라고 느끼고 준비할때 단초가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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