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올해 임금단체협상 2차 교섭을 실시했다.
이번 임단협의 핵심 쟁점은 금융회사 직원들의 근로시간 단축과 근무강도 완화다.
이를 위해 금융노조는 3년 전 30분 앞당겨졌던 은행 영업시간을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로 원상복귀하는 방안을 들고 나왔다.
이에 대해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등 금융당국 수장과 은행장들이 잇따라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하면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금융노조는 은행 영업시간 원상복귀가 쟁점 사안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은행 영업시간 원상복위는 직원들의 퇴근시간을 보장하고 근무강도를 완화하기 위한 대안 중 하나일 뿐”이라며 “3년 전에 영업시간을 앞당기면서 사측이 약속했던 내용들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 만큼 이 부분을 정상화하는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당시 노사가 합의했던 내용에는 퇴근시간을 준수하지 않는 지점장의 경우 부점장 능력 평가 시 불이익을 주고 제대로 이행하는 지점장에게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퇴근시간이 되면 업무용 컴퓨터가 자동으로 꺼지도록 시스템을 전환하고 시간 외 수당은 확실히 보장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와 함께 인력 부족 해소를 위한 정규직 채용 확대, 창구업무와 지원업무 이원화 등 올해 임단협을 앞두고 금융노조가 새로 요구한 내용들도 함께 논의된다. <관련기사 10면>
사측도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임단협에 교섭단체로 참가하고 있는 한 시중은행 임원은 “합리적인 수준 내에서 직원들의 근무강도를 완화해주는데 반대할 경영진은 없다”며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가중시키는 지점장이 있다면 문제 제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매년 임단협이 실시될 때마다 합의에 어려움을 겪어 왔던 임금 협상은 올해도 난항이 예상된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기존 협상 과정을 보면 임금 문제는 가장 나중에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올해는 사측이 은행권 사회공헌 활동 재원 마련을 임금과 연계해 협상할 가능성이 높아 쉽게 결론이 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행권은 올해 사회공헌기금 예산을 지난해보다 50% 늘어난 1조3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이 가운데 일부를 출연해 대학생들이 고금리 대출을 연 10%대 금리의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실시할 방침이다.
사회공헌 관련 예산이 늘어난 만큼 사측이 임금인상률을 낮게 잡을 것이라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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