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12월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31.6%)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23.7%)를 모두 앞지른 1위였다.
정 전 대표의 지지율은 그 이후 계속 하락, 현재 대권후보 지지율에서 5%를 넘지 못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 전 대표가 이 같은 상황을 이어가고 있는 데 대해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크다고 지적한다.
7선의 19대 최다선 국회의원이자 대권후보와 당대표를 지냈음에도 불구하고 그만한 '정치적 중량감'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정 전 대표의 무계파적 색채는 대권에서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반면에 또다른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
여권의 한 관계자는 "정 전 대표는 대권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지지해줄 수 있는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포섭하려는 모습이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다"며 "이는 자신의 계파를 만들어 정치적 구태를 보여주는 모습과는 차별화될 수 있지만, 실질적 대선국면에서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까지 정 전 대표가 대권주자로 이미지를 굳혀 왔던 모습이 본인 스스로 만들어온 결과물이라기보다는 당시의 환경에 기반한 요인이 컸다는 분석도 있다.
첫 대권주자로 올라섰던 2002년 당시에는 월드컵 열풍이라는 배경이 있었고, 이후 10%대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던 2010년 초에도 당시 세종시 논란으로 지지율이 20%대로 곤두박질쳤던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반사효과를 봤다는 이유다.
이는 대권주자로서 명확한 자신만의 이미지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된다.
지금까지 대권을 거머쥐었던 인물들과 비교했을 때 굴곡 없는 삶을 살아온 정 전 대표는 대권주자로서 '바람'을 일으킬 만한 플러스 요인이 없다는 평가다.
이는 또 정 전 대표가 현대가(家)의 재벌2세 출신이라는 점과도 연관된다.
최근 사회적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반기업 정서'의 여론이 강화되는 가운데 재벌 출신이라는 점은 선거국면에서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는 측면에서 정 전 대표가 극복해야 할 난제로 꼽힌다.
이와 함께 2002년 대선 당시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단일화를 했다가 선거 직전 단일화 파기 선언을 해 정치적 일관성에 흠집이 난 점 역시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라는 여권의 독보적인 대권주자를 견제하기 위해서는 다른 잠룡인 김문수 경기지사나 이재오 의원 등과의 연대가 필수적인 점도 정 전 대표로서는 극복해야 할 과제다.
정 전 대표의 경우 이번 총선에 서울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당선자 중 지역 정당지지율 대비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수도권에서 가능성을 보여줬으나 반면 그 외에 지역에서는 '선거의 여왕'이라 불리는 박 비대위원장의 영향력에 크게 미치지 못한 점도 넘어야 할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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