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법인택시 기사들은 10만원 정도의 사납금까지 벌기 위해서 하루 20만원가량의 수입을 올려야 하는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기름값 상승 여파로 시민들이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어 손님마저 크게 줄었다.
경기 성남 모란시장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최모씨(49)도 "가스 불떼기가 무섭다. 일주일에 20㎏짜리 LPG 4통을 쓰는데 한달 연료비만 70만원이다"며 "임대료와 재료값도 올랐는데 음식값은 올리지 못해 수익만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서민연료'로 자리잡았던 LPG 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서민들의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
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서울의 LPG 충전소 차량용 부탄 판매가격은 1194.59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85.37원에 비해 109원이나 상승했다. 지난달 29일(1164원) 이후 불과 열흘만에ℓ당 31원이 오른 셈이다.
특히 국제 거래가격 상승으로 LPG 수입·판매업체들이 지난달 동결했던 가격을 프로판은 ㎏당 49원, 부탄은 ℓ당 28.62원 인상하면서 LPG 판매소의 업소용 프로판도 ㎏당 2207.35원에 달하고 있다.
같은 기간 휘발유와 경유 등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LPG 가격만 대폭 인상된 것은 지난 달 공급가격 인상을 자제했던 수입사들이 당시의 미반영분을 이달 적용했기 때문이다.
LPG 수입·판매사 E1이 이달부터 프로판, 자동차용 부탄가스의 충전소 공급가격을 전월보다 ㎏당 49원 인상한다고 발표하면서 SK가스도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을 올렸다.
이에 따라 LPG 주요 소비층인 택시업계와 영세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생존권이 달린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를 비롯해 주요 택시관련 단체들은 6월 초 국회 앞에서 LPG가격 안정화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집단 반발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버스에는 수천억원씩 보조금을 주는 반면 택시는 대중교통으로 인정이 안돼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유가 인하 대책 마련과 함께 유가보조금도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에 LPG공급사들도 난처하다는 입장이다. 올해 초 LPG수입가격이 대거 올랐지만 LPG소비자들을 위해서 가격인상을 최소화해 왔기 때문이다.
LPG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초 LPG 가격이 ℓ당 1200원대까지 오른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수입업체들이 총선 등의 영향으로 가격 인상을 포기한 것"이라며 "그 때의 미반영분이 이달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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