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은 4일 LS산전을 익명인 ‘L사’로 지목하면서 해당 경쟁사에 영업비밀이 유출돼 7000억원에 피해가 추산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고 경영진의 성의 있는 사과와 재발방지, 관련 인력들에 대한 인사조치 등 책임 있는 후속조치도 취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에 LS산전이 “현재 진행 중인 수사 내용을 유출한 것은 물론 이를 자의적으로 해석한 내용을 보도자료로 유포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즉각 반박 보도자료를 냈다. 특히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등 엄중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LS산전은 경쟁사인 효성의 중공업 부분 전 임원 A를 영입해 회사의 기술과 영업비밀 자료를 빼내려 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효성은 “어떤 기업이든 시장에서 정당한 방법으로 공정한 경쟁을 통해 기술력과 품질을 높여야 한다”면서 “오랜 기간의 기술개발 노력 및 선진 업체와의 경쟁과 시행착오를 거쳐 축적해온 회사의 영업비밀을 손쉽게 빼돌리려는 시도는 공정경쟁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일”이라며 LS산전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하지만 LS산전은 “효성 퇴직 후 당사와 계약을 맺은 인원이 있다는 사실 이외에는 현재 효성 측이 자료를 통해 주장하고 있는 영업비밀 유출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주장했다.
효성은 “L사(LS산전)가 최근 초고압 변압기 사업에 신규 진입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과정에서 A씨가 전직했으며, HVDC 사업의 경우도 A씨를 영입한 이후에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게 됐다는 점 등에서 의혹을 뒷받침한다”고도 했다.
이에 LS산전도 “효성이 독보적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HVDC 관련 기술은 국내에서 LS산전이 한전과 협력해 선도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정면반박했다.
LS산전은 “수사 과정에 있고 아직도 확정도 되기 전에 언론 보도를 한 것에 대해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며 “효성 측이 수사 기밀을 공식 배포한 것은 수사 과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언론 플레이가 아닌지 그 의도가 의심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1일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A씨에 대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0년 6월 효성을 퇴사하고 경쟁사에 입사하면서 자신의 업무용 컴퓨터 등에 저장돼 있던 효성의 초고압변압기 및 차단기, HVDC 사업 등에 관한 다수의 영업비밀 자료를 빼돌리고, 그 중 일부를 경쟁사인 LS산전이 활용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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