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샨샨. [미국 스포팅라이프 캡처]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펑샨샨은 ‘웨그먼스 LPGA챔피언십’ 우승 직후 오성홍기를 걸치고 기뻐했다. 그런데 활짝 웃고 있는 그의 모자와 상의에는 코오롱의 ‘ELORD’(엘로드)가 새겨져 있다. 그의 우승으로 짭짤한 실속을 챙긴 곳은 코오롱이다.
중국 골프의 미래를 내다본 코오롱은 펑샨샨이 미국LPGA투어에 데뷔하던 2008년부터 그를 후원했다. 펑샨샨이 그 해 ‘벨마이크로 LPGA클래식’에서 1타차로 2위를 하자 코오롱은 키 172cm의 ‘하드웨어’와 그의 ‘잠재력’을 보고 후원하기로 했다. 때마침 코오롱이 중국시장 진출을 노리던 시기였고 그 일환으로 ‘골프선수 스폰서십 마케팅’ 대상으로 그를 점찍은 것.
펑샨샨은 그 때부터 ‘머리부터 발끝까지’ 엘로드 용품으로 치장했다. 2010년부터는 클럽도 국산 엘로드 제품을 사용했다.
코오롱이 그와 계약하면서 내세운 조건은 투어 비용을 대준다는 정도다. 의류· 클럽 지원 등을 포함하더라도 연간 2억∼3억원이다.
보너스는 미LPGA투어에서 우승할 경우만 준다는 조건이었으므로 이번이 처음이다. 약 1억원가량이라고 한다. 그가 지금까지 거둔 유럽(1승) 및 일본(3승) 투어에 대해서는 보너스가 없다. 코오롱으로서는 괜찮은 조건으로 펑샨샨을 잡은 것. 펑샨샨은 그에 부응하듯 5년째 되는 올해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며 코오롱에 보답했다.
코오롱 관계자는 “우리 내부에서는 평샨샨을 ‘중국의 박세리’로 평가해왔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를 계속 후원할 계획이다”고 말한다. 평샨샨이 미LPGA투어 첫 승을 거둔 LPGA챔피언십은 박세리가 1998년 미국 무대에 진출해서 처음 우승한 대회이기도 하다.
“코오롱은 제가 ‘무명 신인’이던 시절부터 후원해 주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펑 스민, 황 핑 등 다른 중국 골퍼들도 지원해주었지요. 코오롱이 있었기에 오늘 이런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봅니다. 코오롱이 중국시장에서 성공하는 데 제가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펑샨샨의 말도 메이저 챔피언답다.
펑샨샨이 잘 할수록 엘로드 브랜드도 뜨고, 코오롱의 중국내 입지는 더 탄탄해질 것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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