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불위' 감사원 정권말 치적쌓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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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6-11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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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진오 기자= 최근 한국석유관리원은 감사원의 도넘은 황당한 행태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2006년부터 4년간 석유품질검사 수수료 21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자체 감찰에서 적발된 한 회계담당 직원의 비위 사실을 감사원이 일방적으로 공개하면서 스스로의 치적으로 둔갑시켰기 때문이다.

석유관리원 관계자는 “고해성사를 하듯 자체 감찰 내용을 감사원에 모두 전달했더니 일언 반구의 상의도 없이 감사 결과로 발표해 곤혹스러웠다”며 “특히 본인들의 감사를 통해 사실이 처음 드러난 것처럼 언론 등에 밝혀 크게 당황했다”고 털어놨다.

감사원이 최근 감사권을 남발하면서 정권말 치적쌓기에 나서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기관과 기업 등을 상대로 '실적 올리기'식 무리한 감사 진행과 '아니면 말고 일단 질러보는' 주먹구구용 조사로 '무리한 성과주의' 에 직면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1일 정부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강영원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임기를 2개월 남겨둔 상황에서 최근 정부에 사의를 표명하고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휴가를 떠났다.

강 사장의 갑작스런 사의의 배경에 감사원에 대한 강한 불만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4월 감사원은 석유공사가 191개 해외 석유개발 사업에 15조 원을 쏟아 부었지만 정작 자원을 국내로 도입한 실적은 전무(全無)하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이에 강 사장은 임원 회의에서 "그럼 석유공사는 무엇을 하라는 것이냐"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자원의 국내 도입 여부를 떠나 자주개발률을 높여야 유사시 대응할 수 있는데, 당장 수치만 들이대는 감사원이 공사의 노력을 무시했다는 것이다.

앞서 김신종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도 최근 1500억원의 불법 대출 등 감사원의 감사결과와 관련, 정상적이고 객관적인 절차에 의해 진행된 일이라며 의혹을 정면으로 일축하고 나섰다.

감사원은 광물자원공사가 지난 2010년 1월 회사채를 발행해 1500억원을 동양시멘트에 대출해주는 과정에서 규정을 바꿔 편법으로 융자했다며 정부에 감사결과를 통보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실추된 공사 이미지와 공직생활 30년간 쌓아온 명예를 되찾겠다"며 감사원에 재심의를 청구하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감사원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정유사와 액화석유가스(LPG)업체들의 담합 혐의에 대한 과징금 부과를 놓고 감사원과 공정위가 정면 충돌하면서 부터다.

감사원은 "공정위가 담합 혐의로 적발된 주요 정유사와 LPG업체에 대해 법 위반 횟수, 매출액 등을 줄여 과징금을 축소 부과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단순 매출액 계산 실수는 이미 시정했으며 법 위반 횟수 산정은 감사원과 판단상의 차이가 있는 부분"이라면서 재심을 요청하겠다며 반발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최근 한 달 반째 이어지는 감사원의 내부 감사에 이른바 '멘탈 붕괴'를 경험하고 있다. 김종신 사장의 사퇴로 인한 경영공백에 후임 사장 재공모도 늦어진데다 연일 계속되는 감사원의 자료 요청에 모든 부서가 업무에 손을 놓다시피 하고 있다.

한 직원은 "감사원의 '파면 뭐든 나온다'는 막가파식 감사로 각 부서의 업무공백이 이만저만 아니다"라고 하소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 행정학과 교수는 "현행 감사원법에는 감사원의 감사범위나 권한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논란의 소지가 있다"며 “이의 정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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