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별, 김지석, 박진주, 라미란이 출연하는 영화는 기존 한국 공포 영화의 공식을 과감히 깼다. 한과 원혼 그리고 저주는 그동안 한국 공포 영화에서 구태의연하게 내세운 공식이었다. 하지만, '두개의 달'은 그런 틀에 박힌 구조에서 벗어나려고 애썼다.
고스트픽쳐스라는 공포 영화 전문 제작사가 내놓은 첫 번째 결과물인 '두개의 달'은 한국 공포 영화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려는 노력이 보인다. 공포소설 작가 소희(박한별)과 대학생 석호(김지석), 여고생 인정(박진주)는 갑자기 어두운 창고 안에서 깨어난다. 영문도 모른 채 갇힌 이들은 외딴집을 벗어나려고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결국 집에 돌아와 새벽까지 기다리기로 한 이들에게 뭔지 모를 것들이 위협을 시작한다.
공포영화는 일반적으로 특수효과에 치우치다 보니 내용이 허술해지는 경우가 생긴다. '두개의 달' 역시 스토리 부분에서 살짝 부족하지만,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이를 채워넣었다. 자신의 처지를 알게 되면서 급격한 심리의 변화를 보이는 김지석과 박진주의 연기는 영화의 맥을 짚는 포인트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심은 바로 라미란이다. 영화 '댄싱퀸'에서 주목을 받은 라미란은 이번 영화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영화 '미저리'에 비견될만큼 그의 광기는 공포영화의 핵심이 됐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놀라운 것은 영화에 CG와 보조장치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 모든 장면은 배우들이 맨몸으로 부딧쳐 해냈다. 이들의 맨몸 투혼은 머리칼이 곤두설만큼 완성도가 높다. 7월1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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