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은 6일(현지시간) 사우디 공주인 사라 빈트 탈랄 빈 압둘아지즈(38)가 신변 보호를 위해 영국으로 망명하고 싶다는 뜻을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영국 내무부에 알렸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라 공주의 망명신청 이면에는 사우디 왕실의 팽팽한 긴장과 갈등이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지적했다. 사라공주는 신문을 통해 “사우디 내부의 반대 세력이 내가 이란과 손잡고 사우디에 등을 돌렸다고 몰아세워 재산도 모두 동결됐다”고 말했다. 또한 사우디 정부의 고위 관계자들이 자신을 납치해 사우디로 돌려보내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신문은 그동안 사라 공주가 자신의 아버지와 경쟁을 벌이던 나이프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제의 보호를 받았으나 지난달 나이프 왕세자가 숨지면서 생명의 위협을 느껴 망명을 서두르게 됐다고 전했다.
아름다운 외모 덕분에 ‘바비’라는 별명을 가진 사라 공주는 ‘레드 프린스’라고 불리는 탈랄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자와 그의 세 번째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다. 사라 공주의 할아버지는 사우디 왕국을 세운 압둘아지즈 국왕이다.
영국 당국은 사우디로 돌아가면 신변이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사라 공주 주장의 사실여부를 조사해 망명을 결정하게 된다. 그러나 사우디 정부가 공주에게 귀국을 요구하고 있어 영국이 중간에서 ‘외교적 딜레마’에 봉착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사라 공주는 사우디의 수도인 리야드 소재 킹 사우드 대학 재학 당시 왕실 내 친척과 결혼했지만 20대에 이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와 사이가 멀어진 지난 2007년부터 영국에 머물러 왔으며, 현재는 런던 소재 5성급 호텔에서 네 명의 자녀와 생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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