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다수 은행이 미국 내 보유 자산을 울며 겨자 먹기로 줄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역내 재정위기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금융 감독 당국의 자기자본 확충 요구를 이행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인 것이다.
FT가 연방준비제도(Fed)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데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유로존 은행들의 미국 내 보유자산 규모는 9730억 달러다. 이는 2005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미국발(發)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9월 자산 규모가 정점에 이르렀을 당시의 1조5100억 달러에서 무려 5400억 달러가 줄어든 수치다.
유로존 최대 금융권인 독일과 프랑스 은행들이 미국 내 자산 축소를 주도하고 있다. 도이체방크를 비롯한 독일 은행들이 보유한 미국 내 자산 규모는 2007년 12월 4270억달러에서 올해 3월에는 2670억달러로 줄었다. 같은 기간 프랑스 은행이 가진 미국 내 자산은 4200억달러에서 3730억달러로 감소했다.
유로존 은행들이 매각하는 자산은 미국 대형 은행들이나 캐나다 은행권, 사모펀드와 헤지펀드 등이 잇달아 사들이고 있다. 지난해 미 대형은행인 JP모간과 웰스파고는 국유화된 아일랜드 은행인 앵글로 아이리시가 매물로 내놓은 상업부동산 자산을 95억달러에 매입했다. 또 다른 대형 금융회사인 캐피털원은 네덜란드계 ING의 미국 온라인 은행사업부문을 인수하기도 했다.
영국계 대형 로펌인 앨런 앤 오버리의 덕 랜디 파트너는 유로존 은행권의 미국 자산 매각에 대해 “마치 10~20년 전 유럽 은행들의 모습으로 되돌아간 것 같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