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재정위기와 미국의 소비부진의 영향으로 중국 역시 지난해 말부터 경제성장속도가 둔화되기 시작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중국의 경제는 3분기면 바닥을 치고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섰지만 경기가 호전될 것이라는 신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도리어 경착륙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현실이다.
중국의 성장률은 1분기 8.1%에서 2분기 7.6%로 하락했다. 3분기역시 분위기는 더욱 하락하는 쪽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 초 중국정부가 제시한 성장률 목표 7.5%를 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우선 지난 23일 HSBC가 발표한 중국의 8월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47.8로 최근 9개월새 최저치까지 하락했다. 7월 확정치는 49.3이었다. HSBC의 제조업 PMI에서 중국은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 연속 기준치 50을 밑돌며 경기하강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에서 두번째로 규모가 큰 에너지업체인 페트로차이나(중국 석유)의 상반기 순이익은 620억2600만 위안으로 전년대비 6.0% 감소했다. 석유국유기업마저 이익이 줄어든 것은 이례적이다.
가장 큰 불똥은 해운업체와 조선사에 떨어졌다. 수출이 급감해 물동량이 줄어든 탓이다.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에 위치한 닝보해운은 경영난 타개를 위해 최근 ‘밍저우(明州)28’호를 고철상에 폐기처분해야 했다. 회사측은 “해운경기는 2008년 말의 상황보다 더 열악한 상황”이라면서 “향후 경기전망도 불확정적인데다가 공급과잉이 이어지고 있어서 아직 바닥이 어디인지 가늠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중국 최대 해운업체 중궈위안양(中國遠洋)은 상반기 순손실 규모가 41억4000만위안을 기록했다.
국제 상품현물시장에서 철광석 가격이 급락하면서 중국 제철소가 철광석 구매계약을 이행하지 않거나 인수를 연기하는 일도 잇따르고 있다. 중국 제철소의 구매계약 불이행과 연기 규모가 이달 초이래 300만~400만t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철광석 가격이 연초 이후 23%나 대폭 떨어져 2009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는 데 있다.
이 밖에도 중국 국책항공사이자 시가총액기준 세계 2위 규모인 중궈궈지항콩(中國國際航空,에어차이나)는 순익이 50% 이상 급감했으며, 중국 최대 통신장비제조업체인 화웨이(華為)와 라이벌 중싱퉁신(中興通信)은 영업이익이 각각 22%, 12% 감소했다. 중국내 최대 가전제품유통업체 쑤닝(蘇寧)전기의 순익도 29.5% 감소했고 2위 궈메이(國美)전자도 순익 30% 감소했다. 중국알루미늄공사 역시 상반기에 32억위안의 적자를 기록했다.
코트라 베이징본부 관계자는 중국의 경기 하강조짐이 뚜렷해지면서 현지 투자업체들의 생산및 영업활동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으며 중국 내수개척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조짐이 가시화하고 기업들의 투자심리도 악화했다며 우리 기업들 역시 경기 흐름을 예의주시하면서 시나리오별 대응전략을 강구할때라고 밝혔다.
외국계 기업들의 감원계획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7월 중순 노키아가 서부지역 청두(成都)본사를 광저우(廣州)를 중심으로 남부지역에 통합하고 상하이(上海)의 동부지역은 베이징을 중심으로 북부지역으로 통합하겠다고 밝히면서 인력감원을 염두에 둔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모토로라 역시 베이징본사, 톈진(天津), 난징(南京) 연구개발센터 등 인력감원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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