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전자가 애플이 미국에서 제기한 소송에 사실상 패소하고,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미국 기업인 듀폰의 기술을 무단 도용했다는 판결을 받으며 현재 특허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인 국내 기업들에 비상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변호사와 변리사 등 특허 전문인력들을 확대 채용하며 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또 늘어난 인력을 기반으로 향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특허분쟁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조직재편을 구상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변리사 경력자를 특별 채용하며 특허 관련 전담팀 규모를 기존보다 더 확대했다.
정확한 규모가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삼성전자가 지난 6월 발표한 '지속가능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국내외 변호사 인력은 270명이고 변리사는 450여명에 달하고 있으며, 9월 현재 그 규모는 더 커졌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특히 애플 관련 소송을 전담하고 있는 안승호 부사장의 IP(지적재산권)센터를 중심으로 추가 인력 보강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향후 관련 분쟁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른바 '특허괴물'로 불리는 특허전문관리기업(NPE)을 자회사 형태로 설립하는 방안도 내부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애플이 5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NPE인 록스타비드코가 지난달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 3사를 자사 특허 침해로 제소하기도 했다.
특허청에 따르면 국내 업체와 NPE 간의 특허소송 건수는 지난 2008년 50건에서 지난해 94건으로 급증했으며, 올해는 상반기에만 61건이 발생해 증가세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삼성 관계자는 "특허 관련 대응은 대외 기밀사항이라 구체적 내용은 언급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으나 "향후 특허 관련 분쟁으로 인한 문제는 더 많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현재 해외에서 진행되는 소송은 현지 로펌이나 변호사를 고용하고 있지만 애플 건과 같은 중요한 사안은 국내에서 컨트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역시 오는 9일까지 자사 내 특허센터에 근무할 경력직을 모집하는 등 특허 전문인력 보강에 나섰다. 특별채용 형식으로 이뤄지는 이번 채용 역시 글로벌 특허분쟁의 확대에 따른 대응 차원이다.
이미 그룹 차원에서 계열사들과 함께 '특허 협의체'를 결성해 특허분쟁에 대비하고 있는 LG전자는 지난해 말 200여명 규모였던 특허 전문인력을 내년 말까지 250명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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