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정력제 117원짜리 1만2000원에 판 일당 10명 검거

서울시 “복용자 46명 두통 등 부작용 호소”

가짜 발기부전치료제인 '홍삼활력정골드'. 제조원, 영업허가, 판매원 모두 허위 기재한 무허가 제품이다.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가짜 발기부전치료제 성분인 ‘타다라필(시알리스 성분)’, ‘실데나필(비아그라 성분)’을 중국에서 구입해 한방정력제라고 속이거나 가짜 정력제를 만들어 인터넷상에서 대량 판매한 일당이 붙잡혔다.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은 출처 불명의 한방정력제가 인터넷에서 확산하고 있다는 첩보를 접수, 지난 5월부터 수사에 착수해 가짜 한방정력제 제조ㆍ판매상 등 3명을 구속하고 단순 판매상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들은 한 번에 물품을 대량 생산해 일시에 판매한 뒤 증거를 없애고 같은 제품을 이름만 바꿔 다시 판매하는 속칭 탕치기 수법을 이용했다.

구속된 A씨는 작업장을 겸비한 오피스텔에 5대의 컴퓨터를 설치하고 중국에 서버를 둔 홈페이지를 운영해 30억원 어치의 가짜 정력제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중국에서 불법 정력제를 1정당 117원에 구입한 뒤 국내에서 한방정력제라고 속여 1만2000원에 판매, 100배가 넘는 폭리를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A씨는 중국 주소로 된 이메일, 외국 대포폰, 수십 개의 대포통장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국내에서 식품회사를 운영하면서 이 회사 지하에서 불법으로 가짜 한방정력제를 만든 뒤 텔레마케터를 고용해 탕치기 수법으로 15억원 상당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3일 2알 복용으로 발기부전, 조루, 노화 등을 방지한다’는 허위광고를 게재했으며 홈페이지 고객 후기란에 노골적인 성 경험담을 올려 소비자를 유혹한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

시는 수사과정에서 가짜 정력제 6만6450정(시가 8억7000만원 상당)과 원료 9.4kg, 포장용 플라스틱 통 5000개, 포장지 460박스를 압수했다.

이들이 그동안 판매한 가짜 정력제를 액수로 환산하면 45억원에 이르고 압수물량까지 합하면 53억원대에 달한다.

구매자들이 심한 두통, 고열, 가슴 답답, 발기 지속 등 부작용을 호소하자 이들은 “노폐물이 빠지면서 몸이 좋아지는 과정의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둘러대고 계속 복용하도록 권유, 결국에는 병원에 입원하게 하는 등의 범행을 저질렀다.

박중규 시 특사경 과장은 “구매자들 중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만 현재까지 46명으로 확인됐다”면서 “부정 식의약품사범은 시민건강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확대수사를 통해 뿌리 뽑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