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유엔무역개발기구(UNCTAD)가 전날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올해 상반기 중국의 FDI가 591억달러를 기록, 9년동안 선두였던 미국(574억달러)을 앞질렀다고 보도했다. FDI는 인수합병(M&A)·인프라 구축 등 해외 사업을 확대하고 기술 제휴 등을 맺는 투자를 의미한다.
중국이 FDI 1위를 차지한 이유는 미국의 FDI가 무려 39.2%나 하락했기 때문이다. 특히 브릭스(BRICs) 국가에 대한 미국의 FDI는 230억달러가 감소했다. 반면 중국의 FDI는 3% 하락에 그쳤다.
또 UNCTAD는 신흥국가들의 FDI가 처음으로 글로벌 FDI의 절반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WSJ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국인 투자 흐름이 크게 변한 점을 강조했다.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룬 신흥국들이 글로벌 비즈니스 투자에 적극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올해 하반기에는 미국의 FDI가 급증해 다시 선두자리를 탈환할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올해 상반기 전세계 FDI는 지난해보다 8% 하락한 6680억달러에 그쳤다. 유럽 위기가 장기화되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대한 FDI가 28%나 급감했다. 러시아에서도 39%나 떨어졌다. 또한 인도에 대한 투자도 절반 이상 떨어지는 등 아시아 지역 FDI도 하락했다.
반면 라틴 아메리카와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는 각각 8%, 5% 늘어났다. 중동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UNCTAD는 올해 전세계의 FDI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1조600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UNCTAD는 유럽 재정위기가 악화된데다 신흥국 성장도 둔화되면서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며 FDI 감소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산되면서 투자 심리를 약화시킨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제임스 장 UNCTAD 투자계획 감독관은 “글로벌 경기회복이 더딘데다 해외 투자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서 전체적인 투자가 위축되고 있다"며 "다음달 미국과 중국 모두 정권 교체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경제적 불안감도 커진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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