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당사자인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측과 무소속 안철수 측의 힘겨루기도 본격화되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측은 지난달 31일 문 후보를 '구걸 정치'로, 안 후보를 '꼼수 정치'로 각각 규정하며 양면 공격에 나섰다. 양측 모두에게 생채기를 냄으로써 단일화 효과를 최소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는 문·안 후보의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박 후보가 뒤질 것이라는 여론조사가 나오면서 이젠 남의 집 일로만 볼 수 없는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KBS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실시한 양자대결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후보는 46.4%의 지지율로 박 후보를 0.5%포인트 차로 근소하게 앞섰다. 박 후보는 안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도 5.2%포인트 뒤졌다.
여기에 야권 단일화가 현실화되면 대선국면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며 두 사람의 지지율을 합한 것 이상의 '플러스 알파'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이때문에 박 후보 측은 문 후보에 대해 '여성대통령 논란'을 소재로 맹공에 나섰고, 안 후보를 둘러싼 도덕성 의혹의 불을 다시 지폈다.
이처럼 박 후보 측이 '단일화 찬물 끼얹기'에 나서자 문·안 후보 측은 투표시간 연장을 고리로 박 후보에 대한 반격에 나섰다. 양측은 현재 오전 6시∼오후 6시로 돼 있는 투표시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면서 협공에 나섰다
정치쇄신안을 놓고 문·안 후보 간에 입장차가 노출됐지만 단일화 협상을 앞두고 '박 후보 공격'으로 보폭을 맞추는 모양새다. 양측은 각각 투표시간 연장 캠페인에도 착수한 상태다.
다만 단일화 협상 시기는 물론 방식, 내용 등 넘어야 할 관문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문·안 후보 양측의 신경전도 점차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문·안 후보의 '틈 벌리기'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이 이날 "이제 바야흐로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의 이전투구가 시작된 느낌"이라고 말한 점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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