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주의가 글로벌 경제질서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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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1-08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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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시진핑 시대 전략은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당총서기 시대가 개막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다음날부터 중국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가 열려 시진핑 국가부주석을 총서기로 선출할 예정이다. 새로운 4년을 함께 할 G2 지도자의 경제와 외교, 안보 등을 둘러싼 패권경쟁이 어떻게 진행될지 미리 점검해 본다.

▲경제 - 보호무역 강화 경제회복 악재로 작용
미국과 중국은 국제경제 질서 재편과 글로벌 패권을 놓고 필연적인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시진핑 시대에는 중국의 경제규모가 미국을 추월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양국은 무역 분쟁이 커지면서 보호 무역주의를 자극해 글로벌 경제위기 회복에 새로운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오바마·시진핑 시대의 출발은 경쟁자보단 협력자 관계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는 경험 많은 외교가인데다 시진핑 체제가 순조롭게 안착해야 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오바마 재선이 미국과 중국의 경제·무역 부분에서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데이비드헤일 글로벌이코노믹스의 데이비드 헤일 회장은 “오바마의 중국에 대한 정책노선은 기존대로 유지할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 간 교역은 지난 5년간 두배로 늘어났고 앞으로 수 년간 또 두배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양국은 그동안 부진했던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협력국보단 경쟁국으로 마주할 가능성이 크다. 경기 부양과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갈등은 불가피하다. 미국 경제는 지난 2007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경제성장률은 간신히 2%를 웃돌고 있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자랑했던 중국도 올해들어 경제성장률이 7%대로 하락했다. 2년전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1위로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2020년에 중국 경제가 미국을 추월해 2030년에 미국의 두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과 중국의 가장 민감한 부문은 수출산업이다. 지난 2001년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경제 위상이 크게 올랐다. 세계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0년 3.4%에서 2010년에 9%로 수직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의 비중은 19.3%에서 13.2%로 낮아졌다. 중국산 저가 수출품은 미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침투했다.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지난 2001년 830억달러에서 지난해 2954억달러로 3.3배 증가했다. 미국의 전체 무역적자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기준 43%다. 2001년(20%)보다 두배다. 중국에 대한 무역적자는 지난 8월 2031억달러로 지난해보다 7.2%나 늘어났다.

위기를 느낀 미국은 무역구제 조치를 동원해 중국을 압박했다. 미국은 무역적자의 급증에 맞서 반덤핑 상계관세 등 무역 구제 조치를 취했다. 반덤핑 조치 회수는 2006년 3건에서 2007년 12건으로 급증했다. 2010년에는 13건을 기록했다. 지난 2006년부터 4년간 미국이 부과한 상계관세 총 192건 가운데 중국에 대한 조치가 22건으로 가장 많았다. 중국 역시 보복성 조치를 취했다. 중국은 지난 2009년 중국의 대미 반덤핑·상계관세 조사 건수가 7건으로 늘어났다. 지난 2000년 이후 전체 조사 건수 가운데 3분의 1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지난 2001년부터 양국이 WTO에 서로 제소한 건수는 18건에 달한다.

환율 분쟁도 심각하다. 미국은 위안화가 평가절하되고 있으며 대중 무역적자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위안화가 절상되면 금융위기로 침체한 경기를 회복하고 일자리를 늘리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미 상원은 지난해 환율조작국의 제품에 보복 상계 관세를 27.5% 매기도록 한 환율감독개혁법안을 통과시켰다. 미국에서 8%대를 넘어선 실업률이 지속되면서 중국에 일자리를 뺏겼다는 비난 목소리가 높았다. 미국 기업들은 중국에 세웠던 공장을 자국으로 옮기는 움직임도 늘어났다. 오바마 대통령과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가 선거 운동에서 ‘중국 때리기’에 열중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특히 롬니의 경우 중국을 환율조작국이라 지칭하고 중국 견제에 적극적이었다.

미국이 양적완화를 통해 달러화 약세를 유지하고 있다. 시중에 유동성이 넘치면서 달러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또한 신흥시장에 핫머니 유입을 초래하면서 신흥국가의 반발이 거세졌다. 기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지난 10월 미국의 양적완화가 수출 증대에 치중한 이기적인 정책이며 전세계 교역을 해친다고 비난했었다. 중국 역시 양적완화가 위안화 절상으로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려는 의도라며 반발했다.

이처럼 미국과 중국이 자국 산업 보호와 경기부양 조치를 취하면서 세계적으로 보호주의를 자극했다. 이는 글로벌 경제위기를 맞는 현 시점에서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는 “미국의 반중감정이 풀려야 세계경제가 살아난다”며 “글로벌 경제가 근본적으로 회복되려면 무역마찰과 보호 무역주의에 대한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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