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종교계도 '휘청'…종교시설 경매물건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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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1-25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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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총 272건, 지난해 대비 10% 증가

아주경제 권경렬 기자=교회·사찰 등 종교시설 경매물건이 증가했다. 지속되는 불황에 종교계도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올해 법원에 경매로 나온 종교시설의 총 물건 수는 272건이다. 지난해 251개보다 10% 가까이 증가했다. 아직 12월이 남아있어 올해 종교시설 경매물건 수는 300건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경매에 나오는 종교시설 총 물건 수는 계속 늘어나 지난 2010년 299건으로 2001년 이후 가장 많았다. 이어 2011년 251개로 다소 감소했다가 올해 272개로 다시 늘었다.



물건 수는 증가했지만 종교시설의 낙찰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지난 2010년까지 19~20%선을 보이던 낙찰률은 2011년 15.54%, 올해 15.07%로 점차 떨어졌다. 종교시설이 경매장에 나온 경우 해당 종교·종파에서 다시 낙찰받는 경우가 적지 않음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수치다.

경매업계에서는 경기침체 장기화 여파가 종교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 2000년대 중후반 부동산 활황기 시절, 대출을 받아 건물을 증축·신축한 이후 원리금을 제때 내지 못해 경매로 넘겨지는 경우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경매물건으로 나온 종교시설 낙찰률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 역시 예전보다 각 종교계의 자금력이 떨어졌다는 것을 시사한다.

종교시설은 건물과 토지가 크고 넓은 경우가 많아 단일 경매물건들 중에서는 고가에 해당하고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어려워 일반 투자자들이 낙찰받는 경우는 적다. 또 종교시설의 주 사용자인 종교단체들이 각 종파의 건물이 타 종파로 넘어가는 것을 기피하기 때문에 대부분 같은 종파 종교단체들이 낙찰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박종보 부동산태인 연구원은 "종교시설은 물건 특수성에 따라 여러 차례 유찰을 거치며 감정가 대비 최저가가 크게 낮아져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며 "하지만 낙찰 후 활용방안이 확실하게 세워져 있거나 용도변경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입찰에 섣불리 나서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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