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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올 겨울 전력피크의 ‘마지막 보루’, 양양 양수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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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1-2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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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수발전소, 최대 중요 기능은 전력계통의 안정화”<br/>“가동 시작후 2분30초면 최고 출력 얻어…올 겨울 예비전력 지켜줘”

양양 양수발전소 상,하부댐 합성사진
아주경제(양양) 신희강 기자= 지난 24일 서울에서 동홍촌IC를 지나 꾸불꾸불 한계령을 넘어 3시간 남짓 버스로 달리기를 해 도착한 강원도 양양군 남대천 상부. 한 폭의 그림처럼 빼어난 경치속에 푸른 빛을 머금고 있는 호수가 눈에 들어온다.

바로 해발 937m에 위치한 양양 양수발전소 상부댐. 높이 72m, 길이 360m, 총 저수량 500만톤 규모의 표면 차수벽식 석괴댐(댐 본체의 안정을 유지시키기 위해 중력부분에 돌을 쌓아 올린 댐)인 이곳은 하부댐과의 낙차가 819m에 달한다. 낙차로 따지면 중국에서 가장 크다는 양쭈오용(770m), 일본의 가나가와(653m) 양수 발전소보다 커 동양최대를 자랑한다.

총 4기의 발전기로 100만kw의 설비용량을 갖춘 국내 최대 규모의 양양 양수발전소는 전력 소비가 적은 밤이나 휴일에 전력을 이용해 하부댐 물을 상부댐에 끌어 올린뒤 필요시 낙차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다. 여유 전력을 물의 형태로 저장하는 셈이다.

이 곳을 관리하는 윤봉중 양양 양수발전소장은 “양수발전은 단순히 급할때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가 아니다”라며 “양수발전의 기능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전력계통의 안정화’”라고 강조했다.

윤 소장과 함께 상부댐에서 비포장 길을 따라 1시간 가량 내려오자 높이 53m, 길이 247m, 총 저수량 1000만톤 규모의 위용을 뽐내고 있는 하부댐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 뒤편 철제문을 열고 연결된 터널을 2km쯤 들어가면 지하발전소가 위치하고 있다. 이 곳에는 발전기 4대가 설치된 발전소와 12개의 변압기가 자리잡고 있다. 안내를 받으며 발전소를 살피던 찰나 갑자기 ‘웅웅’하는 굉음이 울며 발전기 가동을 연결하는 키플링이 분당 600번의 빠른 회전을 하기 시작했다. 바로 발전기 4대중 3대가 시험가동에 들어가는 것.

이 곳에서 근무하는 관계자는 “양수발전은 기동성이 뛰어나서 정지 사태에서 최대 출력에 도달하는 시간이 불과 3분 이내”라며 “돌발적인 사고나 긴급한 부하변동으로 인해 예기치 못한 상황이 초래할 것을 대비해 신속히 대처하는 훈련을 늘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양양 양수발전소 조감도


원전 등 대용량 발전소의 고장등으로 전력계통이 급격히 불안정해질 경우 전압과 주파수 조절을 통해 고품질의 전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4일 송전선로에 연결된 외부 변전소 기기 결함으로 신고리 원전 1, 2호기가 일시적으로 정지했을때 양수발전소가 긴급 투입됐다. 당시 양양 양수 1호기 등 4곳의 양수발전소가 비상상황에 신속히 대응, 주파수와 전압을 정상 조절함으로써 모든 전력계통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었다. 양양 양수발전소가 ‘3분 특공 대기조’ 또는 ‘구원투수’라고 불리는 이유 중 하나다.

또한 발전기 4대를 동시에 돌리면 100만㎾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원자력발전소 1기와 맞먹는 규모로 소양댐(20만㎾)의 다섯 배에 해당된다. 만일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해 국가의 모든 전력이 상실됐을지라도 양양 양수발전소의 100만kW라는 ‘최후의 보루’가 남아있는 것이다.

지하발전소에서 한 층 아래로 내려가면 국내 최장 수압터널과 물을 통과시키기 위한 수로터널이 보인다. 상부댐과 하부댐을 이어주는 수로터널은 길이 6km로서 하부저수지로 부터 물을 통과시켜 수압터널로 보낸다. 수압터널은 이 물을 끌어올려 상부저수지로 축적시키면서 필요시 819m의 낙차를 이용해 전력을 발생시킨다.

끝으로 발전소 내 위치한 중앙제어실에 들리자 직원들의 발걸음은 분주했다. 좀전에 지시된 시험 발전소 기동이 그 원인.

윤 소장은 “양수발전소는 가동을 시작하고 2분30초면 최고 출력을 얻을 수 있어 원전(24시간), 화력(4시간), 복합화력(1시간30분)에 비해 기동성이 월등히 뛰어나다”면서 “올 겨울 피크타임 예비전력을 지켜주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국내에는 100만kW급의 최대 양수발전 설비를 갖춘 양양양수발전소를 비롯해 청평, 삼랑진, 청송, 산청, 무주, 예천 등 7곳의 양수발전소가 있다. 이들 설비용량은 총 470만kW 정도로 원자력발전소 5기의 용량과 맞먹는 수준. 국내 전체 발전 설비용량의 5.7%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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