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각종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박 후보가 문 후보에게 오차범위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양 후보가 방문하고 있는 유세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아직도 한 치 앞을 알 수 없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수도권 "한 집안에서도 표 갈려"
이번 대선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수도권에서 만난 시민들은 확연히 지지층이 갈렸다. 20~30대 젊은 층은 문 후보를, 50대 이상 장년층은 박 후보의 지지가 명확했다.
이날 고양시 일산 라페스타 문화광장에서 열린 문 후보 유세 현장에서 만난 주여선씨(23·고양시)는 "지난 정권에서 가장 피해 본 세대가 바로 20~30대 아닌가"라며 "소통이 가능한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이 같은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일산신도시가 조성될 때부터 이 지역에서 살았다는 임학철씨(55·고양시)는 "문 후보가 인물은 참 좋은 분 같다"면서도 "솔직히 지금 같은 경제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저자세 태도는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 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조심스럽게 나타냈다.
이날 문 후보의 다른 유세 현장인 의정부시 차 없는 거리 행복로에서 만난 최유정씨(31·의정부시)는 "진짜 어느분을 뽑아야 될 지 모르겠다"며 "사실 집안에서도 박·문 후보가 갈린 게 사실"이라며 수도권 표심을 대변했다.
◆제주 "서민경제 살릴 후보가 우선"
"지금 서민경제가 말이 아니다. 먹고사는 문제가 너무 힘들어지지 않았느냐. 서민경제 살릴 수 있는 후보를 찍는 게 먼저다."
제주도 서귀포 광장에서 열린 박 후보 유세 현장에서 만난 김환식씨(48·서귀포시)는 당보다는 지금 어려워진 경제를 살리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박근혜도 문제인도 내가 봤을 때는 썩 끌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현재 지역구 의원 3명 모두가 민주통합당 소속이고, 현 우근민 도지사(무소속) 역시 야당 출신인 전통적인 야당 텃밭 지역이다.
유세장에서 만난 또 다른 주민 최모씨(49·서귀포시)는 "지금 여기 나온 사람들도 대부분 새누리당 지지자가 아니라 박근혜 후보 얼굴 보러 나왔을 것"이라며 "제주지역은 아직 아무래도 야당"이라고 말했다.
이날 박 후보가 유세 연설을 한 서귀포 광장에는 경찰추산 1800여명이 모였다.
이에 반해 박 후보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강모씨(55·서귀포시)는 "그래도 박정희 전 대통령 때 제주도가 많이 발전했다"며 "제주도에도 나이 많은 사람들 중에는 박 후보나 새누리당 지지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대학가, 安風 여전히 불고 있어
이날 서울 대학가에서 만난 대학생들은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에 대해 지지를 보내고 있었다. 문 후보에 대한 지원을 위해 고려대학교, 건국대학교를 찾은 안 전 후보에 대한 인기는 변함없었다.
5명이 한 데 모여 안 전 후보 사진 피켓을 들고 환호성을 지르던 고려대 학생들에게 다가가 안 전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물었더니 "가장 진정성 있게 정치적 개혁을 이뤄주실 분"이라고 답했다.
이어 "문 후보가 대국민 약속을 한 상태로 안 전 후보를 믿고 문 후보 또한 지지하게 됐다"며 "이렇게 현장 유세를 하며 돌아다니는 것은 분명히 문 후보 지지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의견을 내놨다.
반면 안 전 후보가 사퇴한 후 지지를 철회했다고 밝힌 학생도 여럿 만날 수 있었다.
1학년 한 남학생은 "안 전 후보를 지지했었는데 사퇴한 후에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며 "안철수 자체를 좋아했던 거라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지지한다 해도 마음이 쏠리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3학년 여학생은 "대선 출마하기 전 안철수를 더 좋아했다. 그래도 이왕 대통령 후보로 나와서 투표하려고 했는데 사퇴해버려서 투표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