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잠재적 노사갈등 요인 산재
지난해는 철도노조의 최장기간 파업 등으로 노사갈등이 부각됐으나 통계적으로는 노사관계가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1월까지 조사한 노사분규 발생건수는 63건으로 2012년 105건보다 크게 줄었다. 파업으로 인한 근로손실일수도 2012년 93만3267일에서 지난해 45만9767일로 감소했다. 여기엔 경기침체가 길어지면서 파업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같은 노사관계의 안정화는 기존 정규직 중심의 노사관계에 해당될 뿐 비정규직, 사내하청, 하청협력업체 근로자와 관련된 노사분규는 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들 비정규직 근로자 등이 노조를 결성하면서 낮은 임금과 열악한 처우 개선을 문제제기 하며 노사갈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현대자동차 사내하청노조의 고공농성이나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들의 불법파견 관련 노사분쟁을 비롯해 씨앤앰 협력업체, 현대하이스코비정규직지회, 현대제철 당진공장 사내하청업체의 노사분규 등 사내하청이나 하청협력업체 근로자들의 파업이 많았다.
또 중앙노동위원회가 지난해 10월 조사한 차별시정 신청도 92건으로 전년동월보다 11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차별시정은 비정규직 근로자가 임금 및 근로조건 등에 있어서 불리하게 처우받는 경우 신청한 사건을 말한다.
◆“새 고용시스템, 사회적 합의 필요”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2013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도 우리나라의 노사협력은 2012년 129위보다 더 하락한 132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새해 경제전망 조사에서 통상임금 범위 확대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상황에서 노사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을 높게 봤다.
이와 관련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노사‧사회정책연구본부장은 “개별기업 수준에서 통상임금 판결, 휴일근로시간의 연장근로시간 포함 판결 등을 계기로 임금체계 개편, 근로시간 단축 등이 추진되고, 정부는 나름대로 사회적 공론화가 부족한 상태에서 전문가들을 통한 임금체계 개편안 등을 추진한다면 임금체계와 고용시스템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며 “노사정은 물론 국민적 수준의 사회적 대화를 통한 새로운 고용시스템에 대한 합의나 공감대 형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해에 이어 공기업 부채와 방만경영을 개선하기 위한 정부의 구조조정 방안이 단행되면서 공공부문의 노사갈등이 계속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김성수 한국기업경영종합연구원 원장은 “정부가 공기업 방만경영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을 강하게 추진하면서 공기업 노조와 노총의 시위가 격화될까 우려된다”며 “노사가 서로 인격적으로 존중하고 대화와 타협의 원리에 따라 평화적인 노사화합 문화를 정착하는 데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고 받는' 노사문화
노사갈등 해결을 위해선 노조의 투쟁적인 쟁의 자제도 중요하지만, 사측의 근로안정 노력과 기본적인 근로법규정 준수가 필요해 보인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실시한 유통업 4개사 사내하도급 불법파견 수시감독 결과, 2개사 4개 영업점에서 총 83명의 불법파견 근로자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는 등 불합리한 고용관행 개선이 요구됐다.
화합적 노사문화를 확립한 기업들은 평소 근로안정에 힘쓰면서 노조와 신뢰를 쌓아왔다.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상생 노사문화 우수기업으로 선정한 유라하네스의 경우 금융위기 후 매출감소로 일부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는 위기에서도 휴업과 연차휴가 사용을 통해 단 한명의 감원 없이 경영위기를 극복했다. 이후 근로자 전원 정규직 고용, 정년 연장 등 고용안정 대책도 시행 중이다.
일진베어링은 2011년 이전까지 불안한 노사관계를 유지했으나 노사공동기구의 지속적인 운영 등으로 협력의 노사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최근 2년간 무쟁의를 달성하고 생산라인 개선과 신규라인 투자로 고용안정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동남아 등 신흥국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은 현지 가파른 임금 인상에 따른 노사갈등도 주의해야 할 요소로 꼽힌다. 노사분규의 빈도는 물가와 실질임금의 수준과 밀접한 관련성을 보이는데, 이들 신흥국이 경기부양책을 추진하면서 물가상승 및 실질임금 하락으로 연결, 노사분규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신흥국 물가불안으로 인한 노사분규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근속연수와 기본급 중심의 일률적인 임금인상률 적용보다는 직무별 기본급 차별화와 성과에 따른 보상비율을 높여가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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