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 기업대출, 12조원 줄어…통계 작성 이래 최대 감소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지난달 은행들이 연말을 맞아 부실채권 정리 등으로 기업대출을 12조원 가량 털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3년 12월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은행의 원화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12조7000억원 감소한 623조8000억원이었다. 이는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최대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대기업 대출은 150조4000억원으로 전월에 비해 7조1000억원 감소했다. 기업의 부채비율 관리 및 은행의 부실채권 상각ㆍ매각이 영향을 미쳤다.

중소기업 대출은 연말효과에다 11월말 휴일에 따른 결제성 자금대출이 12월초로 이연 상환된 데 따라 전월대비 5조6000억원 줄었다. 잔액은 473조4000억원이다.

한은 금융시장팀의 김정현 차장은 "통상 연말에는 기업들이 부채비율을 관리하기 위해 대출을 갚거나 은행들이 부실채권을 정리한다"면서 "지난해 동양 등 일부 대기업 부실에 따른 정리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개인사업자 대출은 190조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8000억원 증가했다.

이 기간 모기지론 양도를 포함한 은행의 가계대출은 480조4000억원으로 전월보다 2조3000억원 증가했다. 모기지론 양도분에는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 적격대출 및 은행 대출채권 양도(기존 양도분 상환액은 차감)가 포함된다.

주택담보대출은 전월과 견줘 2조2000억원 증가해 전월(1조9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4.1 부동산 대책으로 나온 생애최초 구입자 취득세 면제, 신규ㆍ미분양주택 구입자 양도세 5년 면제 등 한시적 세제혜택 종료를 앞두고 주택거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반면 마이너스통장대출 등은 연말 상여금 지급 등에 따라, 전월 9000억원에서 지난달 1000억원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다.

지난달 은행 수신은 정기예금을 중심으로 감소로 전환했다.

12월중 은행 수신잔액은 1176조8000억원으로 전월보다 2조2000억원 감소했다.

수시입출식예금은 중앙정부ㆍ지자체의 연말 재정집행 자금과 기업 등의 상여금 지급자금 유입 등으로 8조원 증가한 370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정기예금은 연말 재정집행을 위한 지자체의 자금 인출 등에 따라 7조9000억원 감소한 544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채는 후순위채 순상환, 특수은행의 자금수요 둔화 등으로 전월 3조5000억원에서 지난달 1조2000억원으로 순발행 규모가 축소됐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334조9000억으로 전월보다 3조8000억원 줄었다. 기업의 연말 부채비율 관리를 위한 자금 수요 등으로 머니마켓펀드(MMF)가 7조원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한편 지난 11월중 시중통화량을 의미하는 광의통화(M2ㆍ평균잔액)는 전년동월대비 5.1% 증가한 1921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국외부문을 통한 통화공급이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출 등으로 축소됐으나 민간신용이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확대됐다"면서 12월 M2증가율 역시 5%대 초반일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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