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노벨문학상 앨리스 먼로의 '런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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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1-0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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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앨리스 먼로 ㅣ 역 : 황금진 ㅣ 웅진문학임프린트곰 펴냄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지난해 단편 작가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캐나다 여성 작가 앨리스 먼로(83)의 소설집 ​'런어웨이'가 새로 출간됐다.

2004년 발표한 이 소설집은 웅진문학임프린트 곰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빠진 작품을 추가하고 황금진씨가 번역을 맡아 완역판으로 새롭게 내놨다.

국내에는 2006년 '떠남'(따뜻한손 펴냄)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바 있다.

당시에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허물', '반전', '힘' 등 세 편의 작품이 빠졌는데, 소설집에는 표제작 '런어웨이'를 포함해 '우연', '머지않아', '침묵', '열정','허물', '반전', '힘' 등 총 여덟 편의 단편이 수록됐다.

2004년 출간 이후 최고의 찬사와 함께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길러 상'을 수상하고, 뉴욕타임스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바 있다.

평생 단편 창작에 몰두해온 그녀는 흔히 러시아 작가 안톤 체호프에 비견되지만 그녀의 작품 세계는 체호프보다 훨씬 복잡하고 미묘하다.

삶 속에 스며든 첨예한 현실의 문제들을 마주하여 복잡한 기교 없이도 실오라기 하나가 풀려나듯 자연스럽게 해결해나가는 작가의 필력은, 정교한 보석 세공사의 작업을 연상시킨다. 여성의 섬세한 자의식과 내면의 풍경을 담담하게 수놓듯 보여주는 앨리스 먼로의 작품은 어디 한군데 모나지 않다


"훗날 그녀에게 그녀가 지금 택한 길, 그녀의 인생에 일어난 지금과 같은 변화에 대해서 설명하라고 한다면, 그녀는 문 하나가 뒤에서 꽝하고 닫힌 것 같았다고 말했을 것이고 실제로도 그렇게 설명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꽝 소리 같은 것은 없었다. 그저 묵인이 파문을 일으키며 그녀를 휩쓸고 지나갔고, 남은 사람들의 권리는 간단하게 묵살되었다."('열정' 중에서/ p275)



소설집은 통념과 기대, 결혼, 가족, 기억, 과거, 미래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고 싶어하는 여성들에 관한 이야기다. 단편 한편이 장편소설 한 편을 응축한 것처럼 치밀한 짜임새를 보이는 것도 그렇고 단편 아닌 단편도 끼어 있다. 504쪽.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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