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부패 정책에 편승...온라인 ‘선물쿠폰북’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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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1-23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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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중국 선물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황금 월병' [사진 = 중궈신원왕]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시진핑(習近平) 정부가 삼공경비(三公經費ㆍ외국 출장, 관용차, 공무접대) 절감, 호화사치 척결을 위해 지난해부터 공금으로 선물을 보내는 행위를 금지하기 시작하면서 정부의 감시망을 피해 요행을 부리려는 공직 관료들로 틈새 업종이 각광받고 있다. 

23일 징지찬카오바오(經濟參考報)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정부가 발표한 공금 선물 금지규정으로 인한 관련 업계의 불황 속에서 최근 온라인 ‘선물쿠폰북’이 큰 인기를 얻으며 틈새 호황을 누리고 있다. 

선물쿠폰북은 가격대별 상품 쿠폰을 모아놓은 조그만 책자로, 쿠폰북을 선물 받은 사람은 인터넷을 통해 자유롭게 가격대 상품을 선택한 뒤 발송자로부터 전달받은 이용자 고유 번호와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택배로 선물을 수령할 수 있다. 

가격대는 천차만별로 최소 200위안에서 최대 2만 위안에 이르며 상품의 종류도 다양하다. 이러한 선물쿠폰북 열풍에 최근 개인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무기명 선물카드 등 유사 상품들도 출시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선물쿠폰북 구매자의 대부분은 공직 관료들로서 특히 당원 간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쿠폰북의 최대 장점은 비공개성과 안전성으로 중국 정부의 엄격한 감시망을 피해 비공개로 구매할 수 있어 이를 구매하는 공직 관료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 

아울러 관계자는 선물쿠폰북은 이미 5~6년전부터 인터넷을 통해 판매됐으나 매출이 부진해 각광받지 못했던 상품이었고, 특히 지난해 연말에는 정부의 금지령과 선물카드 실명제 정책에 따라 전반적으로 매출이 줄었으나 선물쿠폰북은 상대적으로 판매율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직 관료 중심으로 이뤄졌던 판매 추세가 최근에는 대기업과 은행, 보험회사와 국유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한 인기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하루 매출량이 1000권을 넘어서고, 100만 위안어치의 쿠폰북을 주문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중앙당교 당 건설부의 다이옌쥔(戴焰軍) 부주임은 “이러한 선물거래는 비공개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기율위 등 정부 감독기관의 단속을 피할 수 있는 일종의 방화벽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특히 무기명으로 구매할 수 있고 공무용품, 회의비, 훈련비 등으로 용도를 바꿔 영수증도 발행할 수 있어 또 다른 부패의 싹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풍조가 공직 사회에서 중앙 8항 규정 정신을 실현하는 데 있어 또 다른 도전 과제가 될 수 있다”면서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대책 마련과 함께 관련부서의 감독을 더욱 엄격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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