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 핵심 50여명 매달 한데모여 집체학습. 그 내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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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03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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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중관춘을 찾아 집체학습을 진행중인 중국의 지도자들.(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공산당 정치국위원 25명을 포함한 40~50명의 주요 당 간부들은 거의 매달 한차례씩 모여 집체학습을 벌인다. 거대한 중국을 움직이는 주요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이기에 그 파급력이 상당하다. 집체학습은 또한 중국 민간의 여론이 지도부에 전달되는 중요한 통로로 작용하기도 한다.

경화시보가 3일 중공 정치국 집체학습에 대해 소개한 기사에 따르면 2002년 시작된 집체학습은 이제까지 92차례 펼쳐졌으며 160여명의 석학들이 와서 강연을 펼쳤다. 가장 최근 열린 집체학습은 지난달 26일 열린 '18기 중앙정치국 제15차 집체학습'이었다. 이 자리에서는 중국의 시장화개혁에 대한 전문가의 강의가 펼쳐졌다. 누가 강연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자리에서 시진핑 주석은 "정부가 관여하지 말아야 할 일은 시장에 넘기라"면서 "정부의 관여를 줄이고 시장화의 이점이 극대화되도록 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중국 공산당의 집단학습 전통은 마오쩌둥(毛澤東)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를 제도화한 것은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이다. 후 전 주석은 총서기에 오른 지 40여일 만인 2002년 12월 26일 중국 지도부 숙소 겸 사무실인 중난하이(中南海)의 화이런탕(懷仁堂)에서 첫 집체학습을 주관했다. 12월 26일은 마오의 생일이다. 제1회 집체학습의 주제는 '헌법'이었다.후진타오 시절에만 77차례의 학습이 열렸다. 77차례 중 경제가 17번, 정치가 15번이었다. 2004년 중국과학기술발전전략에 대해서 강연을 펼쳤던 완강(萬鋼)은 3년후에 국무원 과기부장에 오르기도 했다.

시진핑 총서기 취임 이후에는 집체학습이 더욱 빈번히 열렸다. 2011년 11월 이후 지난달까지 18개월동안 15차례의 집체학습이 진행됐다. 지난해 10월 개최됐던 집체학습 주제는 부동산이었다. 중국부동산학회 천궈창(陳國強) 부회장은 "역사상 가장 격이 높았던 부동산관련 회의였다"고 회고한다. 이에 앞서 지난해 9월30일에는 지도자 40여명이 두대의 버스에 나눠타고 중관춘(中關村)으로 가서 'IT산업'을 주제로 한 강연을 청취했다.

집체학습 참석자는 정치국원(25명)과 각 부서 책임자 등 40~50여명이다. 학습은 120여분간 진행된다. 보통 두명의 전문가가 강연에 나선다. 해당 분야 최고 전문가가 40분쯤 강의하고, 참석자들이 30여분쯤 질문과 토론을 한 뒤 총서기가 마무리한다. 지금까지 전문가 160여명이 최고지도자 앞에서 강의했다. 강연자중 절반은 해외 유학 경험이 있다. 이제까지 사회과학원의 석학이 31회, 국무원발전연구센터의 전문가가 13회, 발개위거시경제연구원과 인민대학 교수들이 각각 11회, 중앙당교 교수들이 8회 강연했다.

전문가들은 강의 준비에 최소 3개월을 쓴다. 2007년 '새 시대 인민의 내부 모순'이 주제였던 학습은 강의 준비 기간만 3년이었다. 당시 이 강의는 최직했던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도 경청했고, 원자바오(溫家寶) 당시 총리도 해외 순방에서 돌아오자마자 출석할 만큼 열의가 높았다.

2004년 13차 집체회의에 강연자로 나섰던 리충푸(李崇富) 사회과학원 마르크스레니연구소 원장은 "지도자들은 각각의 사회문제에 고민을 드러냈으며 사회현상을 종합적으로 보려는 노력을 기울였다"며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사고의 폭이 넓고 깊이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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