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올림에 '보상위원회' 구성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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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2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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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일 3시간30분 간 3차 협상 진행…'2주에 한 번씩 협상' 기본원칙에 합의

  • 삼성전자 측 보상위원회 구성 제안…반올림 측 "구체적인 논의 없었다" 답변 유보

  • 소송 건 두고 의견 차 여전…협상 장기화될 듯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문제를 둘러싼 삼성전자와 반올림(반도체 노종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간 협상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25일 오후 2시부터 약 3시간 30분 동안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3차 협의를 열고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보상안에 대해 논의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협상에서 사업장에서 일하다 백혈병 등 난치병에 걸린 직원과 그 가족을 보상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며 보상위원회 구성을 제안했으나 반올림 측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또한 양 측은 향후 2주에 한 번씩 협상을 진행한다는 기본원칙에 합의했다. 그러나 회사 측의 소송 취하 문제 등 민감한 사항에 대해서는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날 백수현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 전무는 협상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협상에 참여 중인 발병자와 가족 8명에 대한 보상을 우선 논의하고, 그외 관계자로 확대하자고 제안했다"며 "그 외 관계자 선정방법 및 보상은 '보상위원회' 등 공신력 있는 기구를 설립, 그 곳에서 논의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전무는 특히 "보상 문제는 재발 방지나 다른 어떤 문제보다도 중요하게 다룰 것"이라고 강조하며 "제안 내용에 대해 가족과 반올림 측이 전향적으로 검토해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회사 측이 반올림 관계자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 취하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난 9일과 23일 두 차례에 걸쳐 가족과 반올림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 3건을 취하했고 나머지 1건은 사건이 종료된 상태"라며 "반올림 측에 법 테두리를 벗어난 행위는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날 협상에 대해 반올림 측은 구체적인 논의가 진전되지 않은 상황에서 입장을 밝히는 것은 이르다며 답변을 유보했다. 

협상 직후 황상기(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고 황유미 씨의 아버지) 씨는 "오늘은 삼성 측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였다"며 "반올림이 제시한 11개 요구안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은 없었다. 성실한 답변은 못들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반올림 측은 △반도체·LCD 관련 산재보상 신청 노동자 전원 보상 △노동조합 설립 △퇴직자 암 지원제도 개선 등을 포함한 11개 항목을 삼성전자 측에 요구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고소 취하 건에 대해서도 "삼성전자가 반올림과 피해자 가족에 대해 소송을 취하했다고 하지만 협상에 들어온 사람에 한해서만 취하를 한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고 본다"며 "소송 건 자체를 취하해야 한다. 우리 입장에선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반올림에 따르면 삼성이 제기한 소송은 총 15건으로 이중 4건만 해결된 상태다. 나머지 11건 중 3건은 검찰이 이미 무혐의 처분을 내렸고, 8건은 여전히 재판이나 수사가 진행 중이다.

반올림은 8건의 고소도 취하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삼성은 이번 교섭과 직접적 연관이 없어서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지난 7년간 계속돼 온 삼성전자 백혈병 산재 논란은 2007년 3월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 직원 황유미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1년9개월 만에 사망하자 부친 황상기씨가 근로복지공단 평택지사에 산업재해보상보험 유족급여를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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