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 문구상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사장(42)은 부산 남자다. 억양 때문인지 인터뷰 내내 영화 '변호인'에 출연했던 배우 송강호씨가 연상됐다. 문 사장 이력에도 영화 속 변호사와 닮은 부분이 있다. 문 사장은 부산대를 졸업한 1990년대 후반 '부산지역 중소기업 봉사단'을 만들어 시민운동을 시작했다.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전국 곳곳을 뛰어다녔다. 문 사장은 무한넷코리아라는 벤처기업을 만들어 대표로도 일했다. 이 역시 시민운동을 위한 돈을 직접 벌기 위해서였다.
문 사장은 증권업에 입문한 시기가 2000년대 중반이다. 이상준 골든브릿지투자증권 회장을 만나 당시만 해도 낯설었던 사회적책임투자(SRI)재단을 만든 게 인연이 됐다. 문 사장은 대표에 오르기 전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베트남 법인에서 5년 동안 일하기도 했다. 문 사장은 "호기심이 많아 궁금하면 못 참는 성격"이라며 "5년간 일했던 베트남이 지금껏 사회생활에서 가장 오래 버틴 곳"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법인은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어려움을 맞았다. 문 사장이 지금도 아쉬워하는 대목이다. 그는 "해외진출에서 핵심은 현지화"라며 "그런데 대부분 증권사는 고액 연봉을 받는 국내 직원을 해외로 보내는 탓에 현지화 자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문 사장 역시 회사 실적을 가장 먼저 걱정한다. 투자자에 대한 책임에서다. 그러나 문 사장은 여느 증권사 대표와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문 사장은 직원에 대한 고용보장을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회사가 청년실업 문제에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을지 고민한다. 그는 "청년실업이 심화할수록 대한민국 경제 엔진도 꺼져간다"고 지적했다. 노조와 1년 7개월에 걸쳐 갈등을 빚은 것도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문 사장은 "결국 노사 합의로 고용을 보장하는 대신 성과급을 뺀 기본급을 전원 200만원으로 조정했다"며 "덕분에 기존 직원뿐 아니라 젊은 신입사원도 함께 일자리를 나눌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스스로 꼽은 가장 큰 장점은 열정이다. 문 사장은 "이상준 회장은 혁신적인 사람"이라며 "일에 대한 열정 하나만 보고 업력이 짧은 내게 회사 대표를 맡겼다"고 말했다. 그가 일하는 사무실은 서울 충정로에 위치한 골든브릿지증권 본사 5층에 있다. 날씨가 좋으면 항상 창을 활짝 연 채 일한다고 한다. 근처에는 미동초등학교가 있다. 인터뷰 내내 어린아이 뛰어노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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