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사망 2년 지나 진료예약 신청 답변”, 미국 보훈병원 도마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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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03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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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사진 출처: 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환자가 사망한 지 2년이나 지나 진료예약 신청에 대한 답변이 오는 등 미국 보훈병원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ABC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살고 있는 수전 체이스는 2주 전 매사추세츠주 보훈병원으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그 편지의 주요 내용은 남편 더글러스의 1차 진료예약을 잡겠다는 것이었다. 남편은 흑색선종과 방광암 합병증으로 고통받아왔다. 편지 말미에는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기 위해 빠른 응답 바란다’는 내용도 있었다.

그런데 남편 더글러스는 이미 지난 2012년 8월 병세 악화로 숨졌다. 남편의 치료를 위한 진료예약 신청에 대한 답변이 남편이 사망하고 2년이나 지나 도착한 것.

수전 체이스는 2012년 남편의 암을 치료하기 위해 보스턴에서 보훈병원이 있는 매사추세츠 베드퍼드로 이사해 그해 4월 진료예약 신청을 했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답장은 오지 않았고 남편은 그 해 8월 사망했다.

수전은 이날 미 ABC 방송의 지역 계열사인 WCVB에 “그 편지에는 ‘남편의 1차 진료를 할 것이니 빠른 응답을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며 “나는 기절초풍할 수 밖에 없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또한 수전은 “남편은 보훈병원에서 진찰과 치료를 받지 않았다는 명목으로 퇴역군인 장례 혜택도 거부당했다”며 “이처럼 해괴망측하고 모욕적인 일이 어디 있느냐? 조국을 위해 봉사한 사람들에게 이런 짓을 저질러도 되는 것이냐?”고 외쳤다.

이에 대해 보훈병원 측은 사과 성명에서 “이번 일로 퇴역군인의 부인과 가족들에게 고통을 줘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사례는 에릭 신세키 전 보훈부 장관이 낙마하게 하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타격을 준 '보훈병원 스캔들'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보훈병원 스캔들은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있는 한 보훈병원에서 40여 명의 퇴역군인이 입원 대기 기간이 길어져 숨졌다는 의혹이 제기된 후 전국 보훈병원에서 비리가 있었다는 의혹으로까지 확산된 사건이다.

실제로 지난달 미국 보훈부는 자체 감사보고서에서 “의사와 면담하기 위해 석달 이상 걸린 퇴역군인이 5만7000여 명이고 지난 10년 동안 의사와 면담 일정조차 잡지 못한 퇴역 군인이 6만3869 명”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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