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중앙(CC)TV는 9일 시사뉴스프로그램을 통해 국유은행인 중국은행(BOC)이 외환서비스 업무인 요우후이퉁(優匯通)이 해외로 자산을 빼돌리려는 중국인들의 돈 세탁 창구로 이용되고 있다고 폭로했다.
20여분간 이어진 방송은 중국은행이 전국 지점을 통해 해외투자이민이나 해외 부동산 구입을 위해 자국 위안화 예금 계좌를 개설하면 해외 지점에서 자금의 출처를 따지지 않고 국제 계좌 이체 형식으로 거액의 외화 자금으로 환전해 주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에서 중국은행에서 일하는 한 직원은 “요우후이퉁은 일종의 위안화 해외송금 서비스지만 외환관리국의 시시스템을 거치지 않고 이뤄진다”며 “자금은 외환관리국의 관리감독을 피해 중국은행 국외 지점으로 송금된다”고 폭로했다.
또 2011년 개인의 위안화 국제 청산 결제 시범은행으로 지정되면서 개인들의 해외 이민과 해외 부동산 구입 자금을 위한 환전업무를 하고 있으나 환전 매 건 심사를 엄격히 하고 금융당국에 보고하고 있다고 합법적인 서비스라고 해명했다.
실제로 요우후이퉁 서비스 소개자료에 따르면 고객이 중국은행 광둥지점을 통한 위안화 해외 송금 및 환전 서비스로 해외투자이민이나 해외 부동산 구입을 위한 자금 마련에 이용된다. 그러나 자료는 합법적 절차에 따라 이 서비스 이용 고객은 자금 출처 및 용도 증명서와 신분증 등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CCTV 폭로로 돈세탁 혐의가 불거지자 현재 중국은행은 요우후이퉁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
이번 돈세탁 의혹은 중국 외환관리감독 당국의 조사를 통해 밝혀질 전망이다. 저우샤오촨 周小川) 중국 인민은행장은 10일 오후 제6차 미·중전략경제대회 관련 기자회견에서 중국은행의 돈세탁 의혹에 대해 "시간을 들여 조사를 진행해 봐야 할 일"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은행의 요우후이퉁 서비스는 개인의 위안화 국제 거래를 허용해주면서 당국의 통제와 감독을 벗어나기 때문에 불법 해석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의 외환관리 감독 제도에 허점이 있어 국부가 해외로 불법 유출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 민간단체인 ‘글로벌파이낸셜인테그리티(GFI)’에 따르면 지난 2000~2011년 사이 해외로 유출된 중국의 국부가 3조7900억 달러(약 4150조원)가 넘으며, 지난해에만 국 국내총생산(GDP)의 8.5%에 해당하는 4720억 달러가 해외로 불법 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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