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칼럼] 분리배출은 자원순환 사회 구축의 밑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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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15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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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최주섭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 이사장]


최주섭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 이사장=최근 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가구 규모별 변화를 보면 지난 20년 동안 1~2인 가구가 22.8%에서 48.2%로 급증했다고 한다. 이처럼 핵가족이 늘면서 먹을거리도 소형포장 간편 식품을 찾는 경향이 많다.

당연히 소비 후 버리는 쓰레기도 포장재 비율이 높다. 재활용 가능 쓰레기는 가정의 분리 배출에서 시작하여 지방자치단체나 민간 수집운반업자의 분리 수거 및 선별을 거친다. 이후 재활용 사업자가 재생 원료를 생산하고 최종 제품으로 만들어 최종 소비로 이어진다.

정부는 금년부터 생산자 책임을 사용 후 제품이나 포장재의 재활용에서, 수집 선별까지 확대하여 재생 자원의 품질 개선에 나섰다. 그러나 가정 또는 소규모 사업장에서의 생활쓰레기 분리배출 실태를 보면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 종량제 봉투 속에는 재활용해야 할 품목들이 섞여 있다. 아파트의 분리배출 시간에 맞추기 어렵고, 분리배출이 때로는 귀찮게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특히 가구원수가 줄어들수록 1인·1일 발생량이 증가하는 등 종량제봉투 안에 분리배 대상 품목이 더 많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둘째, 재활용 자원으로 분리배출한 것 중 종량제봉투에 넣어야 할 쓰레기가 20~30%나 된다. 종이류에 섞여있는 화장지나 1회용기저귀 뭉치, 라면 찌꺼기가 말라 붙어있는 컵라면, 스티로폴 상자 속에 생선 내장이나 생활쓰레기를 넣고 뚜껑까지 테이프로 붙여놓기도 한다.

심지어 라면 봉지에 음식물 찌꺼기를 넣고 고무줄로 묶어 놓은 것을 보면 재활용 사업자에게 자괴감을 준다. 재활용 사업장에서 골라낸 쓰레기는 사업장 생활 쓰레기로 분류되어 가정에서 사용하는 종량제봉투 비용보다 상당히 비싼 비용을 들여 위탁처리 해야 한다.

셋째, 분리 수거함에서 포장재 제품별 분리가 미흡하다. 우유팩을 종이류와 구분하지 않고, 과일 캡은 일반 비닐에 버려야 하는데 스티로폼 중에 섞여있다. 야쿠르트 병뚜껑에 붙어있는 얇은 알루미늄 포장지도 떼어내야 하지만 그냥 붙어있다.

제품과 포장 용기가 다양해지면서 복합 재질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육안으로 재질별로 구분하여 분리 배출하는 것도 쉽지 않다. 맞벌이 가족은 바쁘고, 노인들은 잘 모르거나 눈이 어두워 분리 배출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생산자, 소비자, 재활용 사업자 모두의 협조가 필요하다. 정부는 제품 생산자에게 제품마다 포장재 재질별로 캔류(회색), 유리(주황색), 종이(검정색), 종이팩(초록색), 페트(노란색), 플라스틱(청색), 비닐류(보라색) 등 7종의 표시를 의무화하고 있다.

또한 아파트 단지 등에 설치된 재활용품 분리수거함도 재질별 분리배출 표시와 같은 색으로 설치하도록 했다. 원활한 분리배출을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주민에 대한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생산자는 올해부터 재활용뿐만 아니라, 회수·선별에 들어가는 비용까지 부담하고 있다.

쓰레기의 분리 배출과 포장재별 분리 수거가 잘 되면 주민들은 종량제 봉투를 절약하고, 재활용 사업자들은 회수·선별 비용이 줄어든다. 결국 재생원료의 품질도 좋아져 생산자가 분담하는 비용도 줄어들게 된다.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에서는 분리배출의 중요성을 알리고,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포장재 폐기물 분리배출 모범 주택 단지를 시도별로 선정해 올해 말 포상할 계획이다. 올바른 분리수거 방법이 정착돼 재활용 자원의 질적 성장으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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