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정상기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ㆍ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남미 주요국 통합증시인 밀라(MILA)에 대해 엇갈린 투자론을 내놓아 관심이 쏠린다.
정 부회장이나 유 사장은 모두 쥐띠(1960년) 최고경영자(CEO)로 증권ㆍ운용업계에서 각각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ㆍ한국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다.
2009년 출범한 밀라는 콜롬비아 및 페루, 칠레, 멕시코 통합증시로 국내 증권업계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떠오르는 투자처다.
정상기 부회장은 이날 금융투자협회 주최로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2014 신시장 금융투자 세미나'에서 "밀라는 브라질에 버금가는 거대한 시장이 될 것"이라며 "인구가 많은데 비해 평균 나이가 28세 남짓으로 젊다는 점에서도 잠재력이 무궁하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우리 금융투자사 가운데 밀라에 가장 적극적으로 진출한 업체로 알려져 있다. 'S&P밀라40 상장지수펀드(ETF)'를 비롯한 관련 상품도 이미 판매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런 적극적인 움직임에 비해 신중론을 내보였다.
유상호 사장도 이날 세미나에 참석해 "밀라 회원국 경제성장률은 평균 4.6%로 아시아(6.6%)보다 떨어져 매력이 감소한다"며 "칠레를 비롯한 일부 국가가 법인세 인상으로 성장보다 분배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투자를 아예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유상호 사장은 "밀라 회원국은 풍부한 자원에 비해 인프라가 부족하다"며 "우리 기업이 인프라에 투자하면 자본시장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발달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같은 온라인 비즈니스를 접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밀라 측은 새 투자처로서 매력을 적극 알렸다.
쟈비어 디아즈 파자르도 콜림비아 증권거래소 부이사장은 "밀라는 하루 평균 3억 달러가 거래되고 멕시코까지 합쳐지면 일평균 9억5000만 달러가 거래될 것"이라며 "이는 남미 최대 증시인 브라질을 넘어서는 규모"라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와 중남미는 앞으로 10년 간 글로벌 경제성장을 이끌 주요 동력"이라며 "두 지역 간 협업으로 자본시장 성장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수 금투협 회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신흥시장이 선진국보다 높은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취약한 금융구조나 투자여건을 개선하려면 해외투자를 늘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투협은 최근 멕시코와 콜롬비아 증권업협회와 업무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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