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차기 KB금융지주 회장 최종 후보군이 내부 출신 3명, 외부 출신 1명으로 좁혀진 가운데 이달 말 선임될 차기 회장에 누구일 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16일 제4차 회의를 통해 최종 후보군으로 김기홍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부사장, 지동현 전 KB국민카드 부사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등을 선정했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내부 출신 2명, 외부 출신 2명으로 최종 후보군이 꾸려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내부 출신 3명, 외부 출신 1명으로 추려지면서 내부와 외부 출신 경쟁 구도가 무너져 하 행장과 내부 출신 인사 간 각축전이 될 전망이다.
내부 출신 인사 비중이 높게 나타난 것에 대해 금융권 일각에서는 회추위원인 사외이사들이 KB사태 등으로 어수선한 조직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내부 출신 인사에 후한 평가를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진 회추위원장 역시 지난 2일 국민은행 노동조합(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국민은행지부)이 내부 출신 선임 필요성을 강조한 것을 두고 "다른 회추위원에 대해서는 판단하기 어려웠지만 본인은 많이 동의했다"고 말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회추위가 내부 출신 인사에 대한 가산점이 없다고 밝힌 만큼 회추위원장을 비롯한 상당수 위원들이 내부 출신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종 후보들은 오는 22일 진행될 면접에서 각자 저마다의 장점과 포부를 강조할 예정이다. 특히 내부 출신인 김 전 수석부행장과 윤 전 부사장, 지 전 부사장은 조직에 대한 이해도를 중심으로 한 안정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KB금융 조직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겠다는 것이다.
김 전 수석부행장은 19일 아주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조직을 최대한 흔들지 않고 기존 조직을 유지하며 직원들의 사기를 올리는 일이 중요하다"며 "그 다음으로 고객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해 주주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석부행장으로 은행의 모든 업무를 총괄했던 경험이 있어 조직문화나 직원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지주사 설립추진단장으로 일했기 때문에 KB금융의 비전이나 지배구조, 운영체계 등에 대한 철학을 바탕으로 (회장직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전 부사장 역시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KB는 영업력이 탄탄하고 결속력이 강한 조직이었으나 최근 일련의 사태로 (직원들의) 어깨가 쳐져 있다"며 "직원들의 자긍심을 회복시키고 조직을 화합해 결속을 이루는 게 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또 "지주 및 은행에서의 재무, 전략, 영업, 리스크 등 은행 및 비은행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이 있다"며 "채널(국민·주택 출신)에 대한 부담도 전혀 없어 내부 갈등을 해소하고 치유하는 데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지 전 부사장의 경우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이론면에서는 가장 공부를 많이 했을 것"이라며 "조흥은행, LG카드, KB금융 등에서 임원 생활도 10년 넘게 했기 때문에 현장 경험도 충분히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해야 고객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뚜렷하다"면서 "최고경영자(CEO)로서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하지 않고 권한을 위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외부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최종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하 행장은 여전히 유력 후보로 꼽힌다. 1차 후보군에 포함됐던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이 낙마하면서 유일한 외부 출신인 하 행장에 대한 안팎의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하 행장은 '직업이 은행장'이라는 별칭만큼 타 후보들에 비해 월등한 CEO로서의 경험과 인맥, 글로벌 경영감각이 장점으로 꼽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한·미 통화스와프 성사에 기여한 바 있다.
회추위는 오는 22일 최종 후보군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차기 회장 최종 후보를 선정할 예정이다. 최종 후보는 다음달 21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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