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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규 동아시아센터 회장 [사진= 동아시아센터 제공]
현재 한글과 한국어 사용 인구는 7800만에 세계 9번째 국제 공용어이며 한국어학과 개설 외국대학은 54개국에 642곳에 이르며, 이러한 추세는 한류문화의 전파속도와 더불어 계속 증가 추세에 놓여있다.
한글은 제작 당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자유를 얻기 위하여 어려운 가운데 발전을 거듭해 왔다. 우리는 누구나 자유로움이야말로 개인의 개성과 소질을 키우고 창의의 힘이 솟아나는 바탕이 됨을 알고 있다.
사회 생활하는 국민 가운데 제 나라 말을 마음대로 하고 제 나라 글을 마음대로 읽고, 쓸 수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 우리가 한글이라는 우수한 문자를 가진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깨닫고 남음이 있다 할 것이다.
13세기 몽골문자의 제작에는 서하문자(탕구트)와 위구르문자가 그 바탕이 되었으며 계속하여 파스파 문자와 거란문자, 여진문자, 만주문자의 제작으로 이어져 왔다. 허나 이들은 문자와 함께 사라져 버렸다. 이들 모두는 겨레의 힘, 문자의 힘이 약했기 때문이다.
세계엔 현재 3000개의 문자가 있다. 현재 추세대로 간다면 100년 후엔 10여 개의 문자만 남을 것이고 그것도 한 두 개의 언어를 제외하고는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이 될 것이다. 이는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인한 당연한 추세이다.
지난 수 천 년 동안 동양문화의 바탕이 되었던 한자도 이제 수명이 다해 가고 있다. 뜻글자인 한자가 간자체로 되면서 소리글자로 남고자 몸부림 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획수를 줄여도 수만 자가 필요하니 효율적인 소리글자의 구실을 할 수 없다. 이런 구차한 글자살이를 하는 한 우리의 한글과 한류문화를 따라 올 수 없다.
말의 의미는 소리 즉 청각영상에서 오는 것이지 글자 즉 시각영상에서 오는 것은 아니다. 한자의 종주국인 중국에서 뜻글자인 한자를 버리고 소리글자인 간체자를 쓰고 있는 현실에서 한글이라는 가장 완벽한 소리글자를 가진 우리로서는 앞으로의 인류 문명의 창조에는 분명히 커다란 역할을 할 것이다.
낱말의 뜻은 글자에서 오는 게 아니라 현실의 세계에서 온다. 실제 생활과 대화, 책읽기, 체험을 통해 총체적으로 익혀야만 정확하게 이해하고 섬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한글은 문자의 간략성과 운용법의 수월성으로 인하여 세계문자학회에서 이미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최근 휴대폰의 사용 증가와 문서의 전자정부의 실현을 통한 전산화 작업을 통하여 한글의 위대함과 편리성은 다시 한 번 증명되고 있다 할 것이다.
일찍이 실학자인 이 익(李瀷)은 성호사설(星湖僿說)에서 ‘중국글자인 한자는 형(形)을 위주로 손으로 전(傳)해 눈으로 보는데 반하여 우리의 언문(한글)은 소리를 위주로 하여 입으로 전해 귀로 듣는 것이다.’해
한글이 철학과 사고의 전달에는 최고의 문자임을 갈파한 바 있다. 아마도 우리에게 한글이 없었다면 오늘날과 같은 발전과 번영은 이룩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자연스럽게 쓰고 있고, 당연하게 있어 왔던 것처럼 여기고 있는 한글은 놀라운 원리와 내력이 담겨있는 위대한 발명이라는 인식과 함께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위치에 있다 하겠다.
이제 새로운 아시아와 인류의 문명은 한자가 떠난 빈자리를 한글이 대신 차지하여 앞으로 자라나는 세대는 한글과 더불어 자라나 한글의 향(香) 속에서 자랄 수 있고 한글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든 것 가운데 생물체의 유전자를 가장 많이 닮은 것이 있다면 두말 할 것도 없이 문자라 한다. 문자를 순수 우리말로 ‘글씨’라고 하는 것과 같이 한글은 새로운 인류 문명의 창조에 ‘씨’가 되어 재생하고 증식하여 우리 배달겨레와 더불어 영원한 생명을 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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