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수능이 진작부터 예고된 영어 역시 만점 비율이 3.37%에 달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 수학 B 영역의 1, 2등급을 구분하는 표준점수가 125점으로 6630명인 4.3%가 1등급을 받았다고 2일 밝혔다.
수학 B 영역 표준점수 125점은 최고점으로 원점수 만점에 해당한다.
조용기 교육과정평가원 수능출제본부장은 이날 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지난해 수학 A형과 B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대단히 높게 나타나면서 수험생들의 학습부담과 시험부담을 경감하고 수포자를 줄여야 한다는 사회적인 요구와 쉬운 영어에 따른 풍선효과를 줄이기 위한 의도가 맞물려 이번 수학 B 출제가 됐다”며 “2012학년도, 2013학년도에는 만점자 비율을 중요하게 고려했었지만 수준별 시험이 도입된 2014학년도부터는 출제과정에서 고려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조 본부장은 모의평가에서 예고가 되지 않았다는 데 대해 “모의평가는 학생들의 학력을 진단할 목적으로 치러지는 것으로 모의평가와 본수능과의 난이도가 반드시 일치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이번 수학 B 출제와 같은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김도완 교육부 대입제도과장은 "수능에서 지나치게 고등학교 교육과정 범위를 벗어난다고 판단될 정도의 고난이도의 문제 출제를 지양하는 것이 취지에 맞지 않냐는 정책적인 기조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교육부와 평가원의 설명에 대해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크다.
예고도 되지 않은 채 난이도 조절에 실패하고서도 쉬운 수능 기조에 따랐다는 명분만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자연계 수험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수학 B 영역에서 예상대로 만점자가 속출하면서 변별력이 떨어지고 실수 한 문제로 등급이 내려가면서 자연계 상위권 학생들이 수시 전형에서 수능 최저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등 혼선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학 공부에 집중했던 자연계 상위권의 경우 뒤통수를 맞았다는 불만이 큰 상황이다.
이투스청솔은 수학 B형에서 2점짜리 쉬운 문제를 틀려 원점수 98점을 받은 16명, 영어영역에서 3점짜리 1문제를 틀려 원점수 97점을 받은 1만5662명, 사회탐구 영역에서 사회문화 2점짜리 1문제를 틀려 원점수 48점을 받은 4015명이 2등급으로 떨어지면서 변별력 없는 물수능으로 가장 피해를 봤다고 분석했다.
국어 B형은 2011학년도 이래 가장 어렵게 출제된 가운데 만점자 비율은 0.09%에 불과했다.
과탐 영역 만점자 비율은 지구과학II 2.02%, 물리II 1.87%, 지구과학I 1.75%, 화학II 1.39%, 화학I 0.82%, 물리I 0.68%, 생명과학I 0.38%, 생명과학II 0.21% 순이었다.
사탐의 만점자 비율은 경제 6.18%, 사회문화 5.36%, 법과정치 2.79%, 세계사 1.64%, 한국지리 1.46%, 동아시아사 1.43%, 윤리와사상 1.33%, 세계지리 1.07%, 생활과윤리 0.36% 순이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국어A 132점, 국어B 139점, 수학A 131점, 수학B 125점, 영어 132점이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국수영 1등급내 최고점, 최저점 점수차는 인문계열이 전년 17점에서 13점으로, 2등급은 14점에서 11점으로 줄었고 자연계열은 1등급내 최고점, 최저점 점수차가 전년 17점에서 5점으로, 2등급은 14점에서 10점으로 대폭 줄었다"며 "인문,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 변별력이 전년보다 대폭 줄었고 자연계열 학생들이 정시에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의대 지원을 고려하는 수험생들은 수학과 영어의 경우 한 문제만 틀려도 지원 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하고 당락을 결정할 수 있는 과탐의 경우 상위권대학은 단순하게 표준점수를 활용하기보다 백분위를 통한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해 이를 감안하고 최종 지원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 소장은 “국어가 어렵게 출제되고 수학과 영어가 쉽게 출제되면서 국어의 영향력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며 “인문계는 국어 B형, 자연계는 과학탐구가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 평가이사는 “자연계열 상위권 학생들이 정시 지원시 동점자가 다수 발생하고 과학탐구 영역에서 선택과목에 따라 유불리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국어 B형이 어렵게 출제돼 인문계열의 경우 정시모집 지원 시 국어가 가장 큰 변수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제2외국어/한문영역을 사탐으로 대체해주는 학교의 경우 과목간 편차로 인해 유불리가 클 가능성이 많아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