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산규제 통과 시 KT그룹 입장에서는 득보다 실이 커 인터넷TV(IPTV)를 운영하는 KT미디어허브와 스카이라이프를 개별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우선 합산규제가 통과되면 KT 그룹의 가입자 순증은 현재 대비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16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스카이라이프의 위성 가입자는 191만9039명으로 OTS(인터넷TV(IPTV)+위성 결합 상품)가입자는 234만9176명이다.
올해 스카이라이프의 가입자 순증은 평균 8717명으로 이미 월 5000~1만명으로 최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IPTV 순증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시행으로 하반기만 월 평균 9만3696명(상반기 월 평균 6만6255명)에 육박했다.
이런 추이로는 KT의 전체 시장 점유율은 매 분기 0.3%포인트 상승하고 연간으로는 1.2%포인트 오른다. 정확히 4년(48개월)이면 중복 가입자를 제외해도 33%에 도달하게 된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합산규제가 통과된다면 KT의 IPTV 가입자 순증은 큰 폭으로 둔화될 것"이라며 "굳이 100% 자회사인 미디어허브와 스카이라이프를 개별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없어 합병 이슈가 구체화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KT미디어허브가 방송채널 송출 대행사업을 이달 초 스카이라이프의 자회사 스카이라이프TV에 넘기기로 하면서 KT그룹의 구조개편이 가속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홍 연구원은 특히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적용되면 미디어 허브와 스카이라이프 합병에 대한 실리와 명분이 갖춰진다"고 판단했다.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콘텐츠구입 비용은 큰 폭의 축소가 예상된다.
스카이라이프의 올해 프로그램사용료(콘텐츠 소싱)는 1416억원으로 전체 영업비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콘텐츠구입은 가입자의 숫자와 상관없이 들어가는 고정 비용인 만큼 영업비용에서 가장 크다.
합병을 통해 홈쇼핑 송출수수료 협상에서도 더욱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올해 스카이라이프의 홈쇼핑 송출수수료는 999억원으로 765만 가입자를 감안하면 가입자당 2만4000원 수준이다.
CJ헬로비전의 올해 홈쇼핑 송출수수료는 2187억원으로 가입자당 5만2000원, 현대HCN은 가입자당 송출수수료는 5만6000원으로 예상된다.
송출수수료 협상에서 전국 145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케이블의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합병을 통한 800만 가입자의 방송미디어 전문회사의 협상력으로 수수료 인상 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에서는 KT미디어허브가 본사로 흡수 합병될 가능성도 있다고 점쳤다.
업계 관계자는 "황창규 KT 회장이 미디어 사업을 중히 여기고 있는 데다 송출 대행사업마저도 스카이라이프로 넘기면서 미디어허브가 공실돼 있는 KT광화문지사로 이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미디어허브와 합병에 대해 검토된 바 없다"며 "미디어허브의 본사 흡수 합병에 대한 사항도 결정된 바 없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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