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증권사, 경쟁력 키우려면 전문성 놓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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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2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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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증권사가 후강퉁 보고서도 내고, 설명회도 열잖아요. 그런데 잘 보세요. 진짜 중국 전문가가 있는지." 중국이 상하이와 홍콩 증시 간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을 실시할 무렵 만났던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증권사 임직원 가운데 실제 중국에서 공부했거나, 금융실무를 맡았던 전문가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부인하기 어려운 얘기다. 우리 증권업계가 후강퉁 관련 정보를 똑같은 업체로부터 받아 그대로 전달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 비롯됐다. 실제 우리 증권사 3곳이 최근 동일한 외주업체에 의뢰해 중국 증시 유망종목을 담은 후강퉁 자료를 만든 사례가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표지만 다를 뿐 내용에서는 차이를 찾기가 어려웠다.

반면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기업분석보고서나 투자정보를 직접 만들어왔다. 전망이 결과적으로 빗나간 적도 많았지만, 전문가 한 명이 하는 역할이 작지 않았다. 그러나 요즘 후강퉁 보고서를 보면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는지 알 수 있다.

증시가 장기불황에 빠지자 우리 증권사는 리서치센터 인력부터 줄였다. 증권사 인수합병(M&A)까지 겹치면서 인력 이탈은 더 많아졌다. 리서치센터가 구조조정 1순위에 올랐고, 애널리스트가 되기를 원하는 신입사원도 줄었다.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국내 증권사에 속한 애널리스트(외국계 포함) 수는 현재 총 1187명이다. 2013년 말(1322명)에 비하면 약 1년 만에 10% 이상 감소했다. 문제는 사람이 줄어드는 바람에 남은 인력이 맡아야 할 업무 범위만 더 넓어졌다는 것이다.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0월 증권업계 최고경영자(CEO) 3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는 더욱 걱정스럽다. 우리 증권업 경쟁력은 100점 만점에 평균 59점을 받았다. 새해에는 이 점수가 다시 오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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