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일베’가 바라본 ‘국제시장’ [권혁기의 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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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2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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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국제시장' 스틸컷]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문화콘텐츠에 정치적 성향이 드러나는 경우는 왕왕 있다. 극우와 종북, 친일과 반일 등이 그것인데, 사실 이는 콘텐츠를 접한 독자 또는 관객, 시청자들이 판단할 몫이다. 대상 자체를 이념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길 좋아하는 호사가들에게 있어서 이런 성향을 가진 작품들은 술자리의 안줏거리로 그만한 게 없다.

영화 ‘국제시장’(감독 윤제균·제작 JK필름)도 정치적 색깔 논란에 낀 모양새다. 한 주변인은 이미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접한 기자에게 “베트남전쟁을 미화하는 부분이 있다고 들었다”면서 “베트콩이 주인공을 구하는 장면이 그런 게 아니냐”고 물었다. 주인공 덕수(황정민)가 가족들을 위해 돈을 벌러 떠난 베트남에서, 자신이 한국전쟁 이후 미국군에게 “기브 미 더 초콜릿”이라고 외쳤던 게 생각나 초콜릿을 주는 호의를 베풀었고 후에 도움을 받는 장면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극우성향의 사이트 ‘일간베스트’(이하 일베)에서는 ‘국제시장’을 어떻게 바라볼까? 대부분 이념적으로 생각하고 평을 남기기도 했지만 일부에서는 ‘국제시장’을 있는 그대로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한 일베 회원은 “독일 광부 스토리 중 마지막에 자기들이 구하러 가겠다고 하는 장면에서는 일베에서 욕하던 세월호 민간잠수부들이 생각나더라”면서 “솔직한 감상평은 선동 영화가 아니라 헌정 영화 같은 느낌이더라”고 평했다.

‘국제시장은 과연 정치적인가’라는 제하의 글을 올린 회원은 “보면 정치적인 성향을 많이 드러내는 사람만 그런 얘기를 한다”며 “두번 봤는데 도대체 정치적인 게 무슨 기준인지를 모르겠다. 그냥 이유도 없이 박정희 대통령 시절이 나와서 그런다면 더 이상 할 말은 없다. 왜 정치적이냐고 하면 아무도 얘기는 안 해주고 같은 말만 한다. 정작 영화에 박정희는 나오지도 않고 우리 대한민국의 근대화 과정 속에서 부모님 세대의 힘든 삶, 그게 다인데 이게 왜 정치적인지”라는 의견을 남겼다.

덕수와 같은 가장들이 노력해 산업화를 이룩했다는 게 ‘국제시장’이, 윤제균 감독이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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