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넥슨]②전혀 다른 기업 DNA…노림수 불분명한 김정주의 ‘선전포고’

[김정주 NXC 대표, 사진 제공-넥슨]

 

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넥슨이 ‘양사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 엔씨소프트 경영 참여를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두 기업의 ‘DNA’가 명확히 구별된다는 점에서 의구심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높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와 ‘사이퍼즈’ 등이 견고한 실적을 주도하고 있으며 여기에 ‘피파온라인 3’라는 스포츠게임으로 확실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수년째 넘버원 FPS의 왕좌를 놓지치 않고 있는 ‘서든어택’ 역시 확실한 캐시카우다. 거의 모든 장르의 온라인게임에 손을 대며 장르 및 수익 다각화를 추진하는 것이 넥슨의 전략이다.

반면 엔씨소프트는 자타공인 온라인 MMORPG 명가로 자리 잡았다.

‘리니지’를 시작으로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길드워’, ‘길드워2’ 등 다양한 온라인 MMORPG가 국내외에서 인기를 유지하고 있으며 차세대 신작 역시 온라인 MMORPG에 중심을 두고 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라는 거대 게임사가 공존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도 두 기업의 확고한 스타일 차이가 꼽힌다.

지난해 초 양사의 공동 프로젝트였던 ‘마비노기2: 아레나’가 최종 무산된 이유 역시 두 기업 간의 미묘한 신경전의 결과가 아닌, 이렇듯 뚜렷하게 구분되는 장점이 적절한 협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두 게임사에 이런 특성을 고려할 때 ‘더욱 긴박해진 게임 산업의 변화 속도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보다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협업과 민첩한 대응이 필요함을 절감하고 있다’는 넥슨의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넥슨의 경영 참여가 엔씨소프트가 준비 중인 신작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특히 이미 여러 차례 문제를 발생시킨 넥슨의 지나친 과금 시스템이 엔씨소프트의 신작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고객들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정액 요금제를 고수하고 있는 엔씨소프트는 추가 결제에 있어서는 대단히 관대한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대부분의 게임을 무료로 제공하는 넥슨은 이른바 ‘가챠’로 불리는 확률형 아이템을 중심으로 고객 결제를 유도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넥슨에 ‘돈슨(돈+넥슨)’이라는 오명을 안겨준 과도한 결제 유도 정책이 엔씨소프트에 영향을 미칠 경우 대규모 유저 이탈은 물론 신작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며 “경영 참여와는 상관없이 두 기업이 고유의 DNA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