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로 이윤 남긴 은행권, 기업대출로 까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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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2-04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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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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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모뉴엘, 동부건설 등 기업대출의 부실 영향으로 은행권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급격히 나빠졌다. 가계대출을 열심히 늘렸는데도 불구하고 기업금융 부문에서 이윤을 모두 까먹는 모습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 신한, 우리, 하나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은 2013년 분기당 평균 1조 1000억원가량에 불과했으나 작년 1분기에 1조 4000여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2분기와 3분기에는 각각 1조 6000억원 안팎까지 증가했다.

실적 호조의 가장 큰 원인은 정부의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에 따른 가계대출의 급증이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율은 각각 8%와 9%, 우리은행은 12%에 달한다.

그러나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추정 결과,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은 지난해 4분기 7944억원에 불과해 8000억원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급감할 전망이다. 1조 6000억원가량인 3분기와 비교하면 '반토막'이 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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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4500억원가량이었던 KB금융의 순이익은 4분기에 2500억원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신한금융의 순이익도 6300억원에서 3600억원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3분기에 2700여억원이었던 하나금융 순이익은 4분기에 반토막도 못 되는 1100억원가량으로 줄고, 우리은행의 순이익은 2200억원에서 700억원으로 3분의1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 같은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은 기업금융 부문의 부실로 꼽힌다. 동부건설의 법정관리 사태로 인해 은행권이 떼이게 될 돈은 1000억원을 넘는다. 분식회계를 저지른 대한전선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채권단이 출자전환으로 갖고 있던 총 7000억원어치의 대한전선 주식가치도 폭락했다.

이와 함께 대출 보증을 섰던 무역보험공사가 지급을 거절하면서 모뉴엘에 빌려준 돈 3000여억원도 받을 수 없게 됐다. 더구나 2008년 말 금융위기 후 자본 확충을 위해 은행 자사주와 대규모로 맞교환한 포스코 주식도 지난해 4분기에 20% 가까이 폭락했다.

한편 앞서 금융위기 직후인 2009, 2010년에도 건설, 해운, 조선 등 기업 부문의 대규모 부실로 인해 은행권 순이익이 급감한 바 있다. 2008년 1조 9000억원이었던 KB금융의 순이익은 2009년 5000여억원, 2010년 1000억원으로 급감했고 다른 은행도 사정은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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