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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대응 후진국 오명 벗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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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2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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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안심병원인 서울 노원구 인제대부속 상계백병원에서 의료진이 병원 출입자의 체온을 재고 있다.[남궁진웅 기자 timeid@]


메르스 40일 만에 182명 확진·32명 사망
신규 확진자 급감에 진정세 불구
유통·관광·서비스업 매출 타격

아주경제 조현미·한지연·이정주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신규 확진자가 크게 감소하면서 사태가 진정세로 돌아섰다.  

29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메르스에 감염된 환자(확진일 21~27일)는 13명에 불과했다. 전주(14~20일)의 24명보다 10명 이상 줄어든 수치다.

21일과 22일 각각 2명이던 메르스 신규 확진자는 23일 4명에서 24~26일 사이에는 매일 1명씩 발생하는 데 그쳤다. 27일에는 단 한 명의 추가 환자도 나오지 않았다.

메르스가 진정 국면에 있지만 그간 우리 사회가 치른 대가는 혹독했다. 지난달 20일 1명이던 확진자는 40일 사이 182명으로 급증했다. 이들 가운데 32명은 목숨을 잃었다. 과거 유행했던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등 다른 감염병보다 훨씬 빠른 전파 속도다.

이번 사태를 통해 감염병에 대한 정부의 무능력도 여실히 드러났다. 중동에서 유행한다는 이유로 국내 유입을 예상하지 못했고, 방역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조차 제대로 된 대응책이 없었다.

국내에서 첫 환자가 나왔을 때는 '중동 감기일 뿐'이라며 심각성을 무시했다. 메르스가 '병원 내 감염'이 많다고 주장하면서도 메르스 환자들이 들른 병원을 공개한 것은 사태 발생 후 18일이 지나서였다.

메르스 사태를 담당한다는 정부 또는 민관합동 특별기구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그러나 사태를 책임지고 관리해야 할 중앙 컨트롤타워는 없었다.

의료계도 마찬가지다.

감염병의 최고 전문가인 감염내과 전문의들조차 메르스에 대한 오판을 반복했다. 국내 최고 수준의 병원이자 감염내과 전문의가 원장을 맡고있는 삼성서울병원에서만 무려 80명이 넘는 환자가 나왔다.
 
정부와 의료계가 허둥지둥하는 사이 감염병 확산을 우려한 학교들은 속속 휴업을 선언했다. 국민들은 사람이 몰리는 백화점·대형마트 등을 기피했다. 유커(중국인 관광객)를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은 방한을 대거 취소했다.

제2, 제3의 메르스 사태를 막으려면 정부의 감염병 대응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본지는 이번 메르스 사태를 통해 민낯을 드러낸 우리나라 감염병 대응체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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