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정부가 패닉상태에 빠진 증시를 구제하기 위해 기업공개(IPO) 속도조절과 자금수혈 등을 통한 특단 조치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앞서 꺼내든 1차 증시부양책의 효과가 미흡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조치 또한 어떠한 효과를 나타낼지는 미지수라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중국 국무원과 인민은행,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등은 4일(이하 현지시간) 긴급회의를 열고 중국증시 급락세를 막기 위한 추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고 신화망(新華網)이 보도했다.
우선 당국은 IPO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띄웠다. 물량 부담에 따른 증시 하락 압박을 막기 위해서다. 이로써 당장 상하이와 선전거래소 등에서 IPO를 계획하고 있던 28개 기업의 상장이 일제히 보류될 예정이다.
이는 중국 당국이 취한 역대 9번째의 IPO 중단 조치로, 가장 최근인 지난 2012년 IPO 중단 조치보다 더 큰 유동성을 부여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당초 계획했던 IPO들이 모두 실행됐을 경우 최대 4조 위안의 자금이 모집됐을 것으로 봤다. 이번 IPO 중단조치를 통해 그만큼의 물량 부담을 줄이게 된 셈이다.
이번 IPO 중단 조치가 얼마나 오래 이어질 지는 추측할 수 없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전 IPO 중단 조치는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4개월까지 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 당국은 양로기금을 비롯한 각종 장기자금이 증시로 유입되도록 해 자본시장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게 하기로 했다. 증시 투자기관에 자금을 대출해주는 등 증권관련 금융업무를 하는 중국증권금융공사의 등록 자본금도 240억 위안에서 1000억 위안으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이에 앞서 중국 당국은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 인하, 주식담보대출 규제 완화 등 1차적 증시부양책을 꺼내들었다. 하지만, 이같은 당국의 노력에도 가시적 부양 효과가 나타나지 않자 추가 부양책을 통한 긴급조치에 나선 것이다.
전날 상하이지수는 5.77% 급락한 3686.92로 마감해 3700선마저 붕괴됐다. 또 지난달 12일 기록한 연고점(5166.35)에 비해 28.6%나 추락하면서 패닉 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증권사들도 패닉증시 구제에 동참했다. 중국증권업협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중신(中信), 하이퉁(海通) 중신증권 등 21개 증권사가 지난 6월말 기준 순자산의 15%에 해당하는 총 1200억 위안 이상을 우량주 중심의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증권사들은 상하이종합지수가 4500선 밑을 유지하는 한 자체 주식보유 규모를 줄이지 않기로 했다. 또 상장 증권사는 적극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모회사로 하여금 지분을 확대하도록 할 계획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 하락을 막기 위해 나온 증시부양책이 가시적인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조치들이 얼마만큼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지에 회의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극도로 악화된 투자심리를 회복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하지만 이달 중순에 발표될 2분기 국내총생산(GDP)과 6월 실물지표가 예상을 하회할 가능성이 큰 만큼 당분간 투자심리가 크게 살아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G증권의 아시아 버나드 오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중국 증시는 극단적인 패닉 상태로 당분간 약세장이 진정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로이터통신도 "중국판 서브프라임이라 할 수 있는 과도한 신용거래 후유증이 당분간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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