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노원 공릉동 경춘선 폐철길, 공원으로 재탄생…인근 부동산도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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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24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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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차소음만 유발하던 소음길이 자연길·문화길로 탈바꿈

  • 인근 주민 반응 뜨거워…장기적으로 집값 상승에 영향 줄 듯

​서울 노원구 공릉동 인근 '경춘선 폐철길 공원' 전경 [사진=김종호 기자]


아주경제 김종호·백현철 기자 = “기차소음만 유발하던 ‘소음길’이 ‘자연길’, ‘문화길’로 확 바뀌었다. 지난 몇 년간 공원 조성을 기다리던 주민들의 반응은 생각했던 것만큼이나 뜨겁다. 2010년부터 집값에 공원 조성 기대감이 반영됐기에 추가적인 가격 상승은 크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큰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서울 노원구 공릉동 A공인중개업소 대표)

지난 5년간 방치돼 있던 경춘선 폐철길이 테마공원으로 탈바꿈하면서 인근 부동산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경춘선 폐철길 공원화 사업’ 총 3단계 구간 가운데 1단계 구간(공덕제2철도건널목~육사삼거리)이 이달 11일 시민에게 개방돼 긍정적인 호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경춘선 폐철길 공원화 사업은 서울시가 2010년 운행을 멈춘 경춘선 폐선로를 총 6.3㎞의 숲길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기존 계획대로라면 2012년 모든 구간의 사업을 마쳤어야 하지만, 코레일로부터 토지매입이 지연되면서 사업이 다소 늦어졌다. 이로 인해 2단계 구간(경춘철교~산업대3길 고가철교)과 3단계 구간(광운대역·화랑대역)이 각각 오는 2016년 9월, 2017년 7월 준공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이번 노원구 공릉동 일대 1단계 구간 조성 과정에서 기존 철길과 신호기 등의 원형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평균 너비가 11m에 불과해 공원을 만들기 어렵다는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기찻길 주변의 녹지를 확보, 공원 너비를 20m 정도로 대폭 넓혔다. 이에 따라 기존 폐선로를 이용한 산책길 이외에 자전거 도로와 쉼터 등이 조성돼 지역 주민들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경춘선 폐선로 공원 인근에 거주하는 양모(39)씨는 “예전 기차가 다닐 때는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잘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이제는 매일 같이 산책을 하러 나온다”면서 “이번에 공원이 개방되면서 인근 주민들의 삶의 질이 한층 높아진 느낌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공릉동 주민 박모(54)씨도 “항상 생활 쓰레기가 쌓여있어 지저분했던 동네가 공원 개방과 동시에 깨끗하게 정리됐다”면서 “동네 자체가 낡고 어두웠던 분위기에서 벗어난 듯하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높은 만족감과 더불어 경춘선 폐선로 공원이 인근 부동산에 끼치는 영향도 적지 않았다. 주변 공인중개업소들은 이번 공원 개방이 장기적으로 집값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공릉역 인근에 위치한 B공인중개업소 직원은 “2010년 공원 계획이 처음 나왔을 당시부터 집값에 기대감이 반영돼 왔기에 현재 이에 따른 추가적인 가격 상승은 크지 않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공릉 일대 다른 개발 등과 맞물릴 경우, 집값을 끌어올리는 하나의 촉매제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경춘선 폐선로 공원과 인접해 있는 태강아파트 59㎡(전용면적 기준)의 경우 매매가격이 올해 초 2억6000만원에서 현재 2억8000만원으로 2000만원가량 뛰었다. 그러나 공원 개방에 따른 효과보다 전세난으로 인한 매매수요 증가 등이 더 직접적인 요인이었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화랑대역 주변 C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경춘선 운행이 멈춘 이후 오히려 철로가 장기간 방치되며, 집값 상승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며 “그간 서울 내 타 지역과 달리 개발에서 소외돼 있던 공릉 일대가 이번 공원 개방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도시 개발에 전환점을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 인근 '경춘선 폐철길 공원' 전경 [사진=김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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