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함정 vs 중국 군함 '일촉즉발' 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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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27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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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미국 해군은 27일 남중국해의 중국 인공섬 12해리 이내에 구축함을 파견해 항해했다. 이에 중국은 군함으로 미군 구축함을 추적하며 '맞대응'하는 등 미국에 강력히 반발했다. 지난해 중국의 인공섬 건설 이후 미국 군함이 근해에 진입한 것은 처음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 당국자는 구축함 라센함이 남중국해의 수비 환초(중국명 주비자오·渚碧礁) 12해리(약 22.2㎞) 이내를 이날 오전(남중국해 현지시간) 항해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국방부 관리는 이날 주요 외신에 해군 이지스 구축함 라센(DDG 82)함이 초계에 들어갔다고 밝히면서 "작전이 시작됐으며 수시간 내에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은 이번 작전이 백악관의 승인하에 이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라센함은 이날 오전 남중국해 난사군도(南沙群島·스프래틀리 제도)에 중국이 건설한 인공섬인 수비 환초와 미스치프 환초(중국명 메이지자오·美濟礁) 인근 해역에서 작전을 수행한 뒤 해역을 빠져나갔다.

일본 요코스카(橫須賀)항을 모항으로 둔 라센함은 1999년 7함대에 배치된 9200t의 알레이버크급 대형 구축함이다. 올해 3월 한·미 연합해군 교류 확대와 독수리(FE)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우리나라 동해항에도 입항한 적이 있다.

외신은 정규 정찰활동을 수행해 온 미국 해군의 대잠초계기 P-8A과 P-3도 함께 투입된다고 전한 바 있다.

미국 관리는 "이번 진입 작전은 앞으로도 수주 동안 계속될 것"이라면서 "베트남과 필리핀이 스프래틀리 제도에 건설한 시설물에 대한 정찰도 이뤄질 것"이라며 중국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란 점도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인공섬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을 인정할 수 없음을 수차례 시사하며, 남중국해를 비롯한 모든 공해상에서 항해의 자유를 행사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그러나 실제 군함 파견은 지난해 중국의 인공섬 건설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난사군도 해역에 미국이 들어간 것은 지난 2012년이 마지막이다.

미국 군함의 진입 작전에 중국은 군함으로 맞대응하며 경고하는 등 강력히 반발했다. 중국 정부는 "관계당국이 중국의 인공섬 12해리 안으로 진입한 미군 구축함을 감시·추적하면서 경고했다"고 밝혔다.

이로 미뤄 현장에서 중국 군함이 미국 구축함을 쫓아가며 사실상 '추격전'을 펼치며 '일촉즉발'의 긴장상황이 빚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외교부는 루캉(陸慷)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미국의 행위를 '도발'로 규정하며 필요한 주권 수호 조치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입장도 천명했다. 루 대변인은 베이징과 워싱턴의 외교채널로 미국 측에 공식 항의했다는 사실과 함께 강력한 불만과 반대 입장도 피력했다.

중국은 앞서 미군의 군함 파견 방침이 전해진 후 남중국해에서 미사일 발사 훈련 등을 벌이며 맞서왔다.

일본 정부는 미국의 조치에 사실상의 지지를 표명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7일 미국의 조치에 대해 "열려 있고, 자유롭고, 평화로운 바다를 지키기 위해 국제사회가 연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동남아시아 국가 중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가장 크게 대립하는 필리핀은 이번 미국 해군의 구축함 파견을 환영했다.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 당사국인 베트남, 말레이시아도 미국의 함정 진입이 영유권 분쟁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했다.

한편 백악관은 이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내달 필리핀과 말레이시아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혀, 이번 방문이 남중국해 갈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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