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의 일환인 중국과 라오스를 연결하는 고속철 사업이 착공됐다. 일대일로 사업과 중국의 고속철 굴기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일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고속철 사업 착공행사가 개최됐다고 4일 CCTV가 전했다. 이 행사에는 중국공산당 서열 3위인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라오스 국가주석 주마리가 함께 참석했다. 실제 공사는 오는 19일 시작된다. 이 구간은 중국과의 국경에 위치한 보텐과 수도 비엔티안을 연결한다. 총거리 427km로 2020년 완공될 예정이다. 공사의 설계와 시공, 향후 고속철의 운영은 모두 국유기업인 중궈중톄(中國中鐵)가 맡는다.
이 구간은 80%가 산악지대나 고원을 거치며, 총연장의 59.01%에 해당하는 252.07km 구간에 터널과 교량이 부설된다. 고속철 평균시속은 160km로 설계된다. 특히 이 구간은 중국과 연결된다. 이미 중국 구간은 지난 8월 윈난(雲南)성 위시(玉溪)에서 국경지대인 모한(磨憨)까지를 연결하는 고속철공사를 시작했다. 모한에서 라오스 보톈까지도 고속철로 연결된다. 세 구간은 모두 2020년 완공될 예정이다.
국가 발전개혁위 왕샤오타오(王晓涛)는 "중국-라오스 고속철은 향후 태국, 말레이시아의 고속철과도 연결될 것이며 중국 관광객들이 고속철을 타고 동남아를 여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 라오스 구간 소요시간이 과거 12시간에서 3시간으로 단축된다고 소개했다.
세계은행 발표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고속철 건설비용은 시속 350km의 경우 국제평균가의 43%이며, 시속 250km의 경우는 국제가격의 30%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중국은 고속철 수출방면에서 속속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반둥 간 150㎞ 고속철도 건설 경쟁에서 일본을 제치고 사업자로 선정됐다. 중국은 이와 함께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를 잇는 고속철도망 건설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동남아시아에 고속철도망을 건설하겠다는 목표다.
중국은 지난해 7월 터키 수도 앙카라와 최대 도시 이스탄불 구간을 운행하는 고속철도(전체 533㎞)를 완공하고 개통식을 연 바 있다. 지난 9월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370km 구간의 고속철 공사에 참여하기로 확정했다. 이 구간 공사는 내년 9월말에 착공한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와 타타르공화국의 수도인 카잔을 연결하는 고속철 사업도 중국의 참여가 지난달 확정됐다. 총연장 770km며 러시아가 월드컵을 개최하는 2018년 이전에 완공된다. 이 구간 소요시간은 현재 14시간에서 3시간30분으로 단축된다.
중국은 세계 고속철도시장의 잠재력에도 주목하고 있다. 중국측 추산에 따르면 오는 2030년 전세계 고속철도 투자총액은 17조4000억 위안에 달하고 이중 철도차량 투자가 1조9000억 위안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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