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이수경 기자 = 19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9일로 마무리되지만, 박근혜 정부가 사활을 걸고 있는 경제활성화 입법과 노동개혁 입법 처리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여야가 즉시 논의를 시작해 임시국회에서 합의처리키로 한 노동개혁 관련 5개법은 물론 여야가 정기국회 내 합의 처리키로 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기업활력제고법(원샷법) 등 경제활성화법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들 법안들을 완강히 반대하는 데다 당 내홍 사태가 우선 이슈가 되는 바람에 쟁점 법안 처리는 모두 뒷전으로 밀려난 상태다.
앞서 여야는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여당이 내세운 경제활성화 법안 2건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촉진에 관한 법률', '사회적경제기본법' 등 야당이 주장하는 경제민주화 법안 2건을 각각 정기국회 내 합의 후 처리키로 했다. 테러방지법과 북한인권법 역시 처리 대상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와 정부, 새누리당은 이번 정기국회 내 경제활성화법안 처리와 연내 노동개혁 입법을 위해 전방위적인 야당 압박에 돌입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원유철 원내대표는 7일 청와대에서 회동, 서비스발전기본법 등 경제활성화 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오는 10일부터 '12월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 연내 쟁점 법안 처리를 위한 수순 밟기에 들어갔다. 만약 경제활성화법의 정기국회 처리가 불발되고 노동개혁 법안 처리 논의가 지연돼 이들 법안이 올해를 넘길 경우 내년 4월 총선과 19대 국회 임기 만료 등의 정치 일정과 맞물려 이들 법안이 표류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정기국회 내 처리키로 했던 테러방지법 역시 ‘국정원을 신뢰할 수 없다’는 야당의 주장에 연내 처리도 불투명해졌다.
정부 부처도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이례적으로 국회 정론관을 방문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개혁 법안의 연내 입법을 촉구했다.
최경화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오후 열린 기재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안과 관련해 "(발의된 지) 7∼8년이나 된 법이 어디 있느냐"며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최 부총리는 "정부에서도 야당이나 다른 데(보건·의료단체)서 걱정하는 부분에 대한 대안을 충분히 제시하고 있다"며 "합리성을 따져보고 결론을 내 줘야지, 무작정 끈다는 것은 정부로선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비스업의 정의 가운데 '보건·의료'를 빼야 합의할 수 있다는 야당의 주장에는 "특정 분야를 송두리째 들어내는 건 안 하느니만 못하다"고 반박한 뒤 "여야 원내대표가 모처럼 합의한 것이니 (정기국회 내) 꼭 처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비스산업법과 사회적경제기본법은 이날 기재위 경제재정소위에서 합의가 불발돼 사실상 정기국회 처리가 불투명해졌다.
새누리당 소속 정희수 기재위원장은 이날 기재위 소속 여당 의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법 적용 범위에 보건·의료를 포함하되, 야당이 우려하는 의료법 등 공공성 핵심조항들을 제외할 수 있다는 대안을 제시했음에도 야당은 종전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면서 "여야 원내지도부를 만나 촉구하고 있는데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 두 법안을 동시 처리키로 합의한 여야 원내지도부가 또 다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일 예산안과 관련한 쟁점법안 5건도 여야 원내지도부 회동을 통해 합의한 후,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으로 통과됐다. 다만 지도부 선에서도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정기국회가 끝난 뒤 소집될 임시국회에서도 처리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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