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삼성패밀리오피스’, PB와 달리 ‘높은 문턱’ 고집…오히려 고객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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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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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자산 200억원 이상만 가입할 수 있는 삼성생명의 가문 자산관리 서비스 ‘삼성패밀리오피스’의 회원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수억원대 고액자산가를 타깃으로 삼던 프라이빗뱅킹(PB)의 문턱을 수천만원대로 낮춘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의 PB 문턱이 경쟁적으로 낮아지는데 반해 ‘삼성패밀리오피스’는 기존의 회원 조건(자산 200억원·금융자산·30억원 이상)을 고집하면서도 최근 1년 동안 400여명의 신규회원을 확보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관리 가문이 지난해 초 1000여개에서 올해 1400여개로 늘었다”며 “회원 조건은 이전과 동일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패밀리오피스의 회원은 중견기업 이상의 최고경영자(CEO)가 대부분이며, 총 보유자산이 수조원에 달하는 경우가 많다.

높은 문턱에도 삼성생명 ‘패밀리오피스’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부유층의 최대 관심사를 명확하게 꿰뚫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PB가 고객의 금융자산 확대에 치중하는 반면 삼성패밀리오피스는 상속과 증여 등 성공적인 가업승계에 대한 종합적인 컨설팅을 제공한다.

실제로 삼성생명이 지난해 부유층 고객 1500명의 상담 내용(3년간)을 분석한 결과 금융자산 100억원이 넘는 ‘슈퍼리치’ 고객 중 47%가 '상속·증여'를 가장 큰 관심사항이라고 답했다. 50억원~100억원 자산가와 30억원~50억원 자산가도 각각 41%, 34%가 상속증여에 관심을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30억원 미만 고객은 금융투자 등 자산증식에 더 많은 관심을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삼성생명과 시중은행의 다른 마케팅 전략에 대해 각각 둘러싼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삼성생명은 고소득 전문직종과 재벌 계열사의 특성을 살린 VVIP마케팅을 할 수 있는 기반이 있었다”라며 “시중은행도 VVIP 마케팅을 하지만 워낙 고객층이 넓기 때문에 이를 관리하는 측면에서 PB문턱을 낮춘 것”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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