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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13 총선 르포] '정치1번지' 종로…오세훈의 '재기' vs 정세균의 '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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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27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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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혜란·윤정훈 기자 =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재기'냐,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수성'이냐.

'정치 1번지' 종로는 여야 정치 거물들이 운명을 건 대결을 펼치는 곳으로 그 어느 선거구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는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으로 서울 시장직에서 자진 사퇴한 뒤 정치적 공백기를 보냈다. 이번에 오 후보가 종로를 탈환하면 정치적 재기가 이뤄지는 것뿐만 아니라 대권주자 후보로서 입지도 다질 수 있게 된다. 윤보선, 노무현, 이명박 등 역대 대통령을 3명이나 배출한 지역구인 만큼 종로에서 승리한 대선 후보로서의 상징성을 더하게 되는 셈이다.

전통적 여당 강세 지역이었던 종로에 19대 때 몸을 던져 당선한 현역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 역시 '종로 재선'에 성공하면 6선 의원에 올라서고 정치적 위상도 높아지게 된다. 지난 25일 종로에서 만난 유권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종로 판세는 그야말로 '백중세'였다.

◆ 오세훈, 시정 경험·인지도 강점…시장 경력은 '양날의 검'

우선 오 후보는 시장 경력 때문에 인지도 면에서 유리하다. 그러나 종로 바닥 민심은 '스타 정치인'의 출마에 보내는 관심과 함께 서울 시장 당시 추진한 정책에 대한 반감이 뒤섞여 있었다.
 

20대 국회의원 선거 종로 지역구에 출마한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가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목천빌딩에서 열린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지지자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오세훈 후보 페이스북]


창신동의 한 공인중개사(46·여)는 "오 후보를 지지한다"면서 "시장일을 해봤기 때문에 행정 면에서 잘할 것 같다"고 말했다. 창신시장에서 만난 50대 남성도 "오 후보가 이길 것 같다"면서 "(오 후보와 정 후보가) 워낙 '레벨' 차이가 나지 않느냐. 주변에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가회동에서 만난 60대 여성은 "정 후보는 겸손하고 드러나지 않게 열심히 일하는 것 같다"면서도 "오 후보는 외모도 그렇고 시장을 했던 사람이라 눈에 띈다. 종로에 새로운 사람이 왔으니 (오 후보에게) 관심이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장 당시 추진한 정책들이 되레 오 후보에게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었다. 창신동 헬스클럽에서 만난 한 50대 남성은 "오 후보가 시장 시절에 청계천 쪽에서 창신동으로 들어오는 길목에 광장을 만들면서 차량 신호를 없애 숭인사거리까지 갔다가 유턴해서 돌아와야 한다. 동네 사람들한테 큰 불편을 줬는데 표를 주겠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 후보가 그동안 일을 잘했으니까 우세할 것으로 본다"면서 정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 정세균, 성실한 일꾼·깨끗한 이미지로 승부…바닥 민심 '백중세'

오 후보가 높은 인지도와 대중성을 갖췄다지만, 4년간 종로에서 지역 정치인으로 자리잡은 현역 정 후보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종로 지역구 수성에 나선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종로 혜화동의 한 식당에서 지역 구민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윤정훈 기자]


가회동에서 만난 70대 남성은 "오 후보가 크게 앞서는 최근 여론조사를 봤는데 주변 사람들 얘기를 들으면 정 후보가 우세하더라. (여론 조사와 실제 민심이) 괴리가 큰 것 같다"면서 "정 후보가 사람도 괜찮고 4년 동안 일도 잘했다. 정 후보에게 표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동에서 노점상을 하는 50대 여성도 "서민은 정 후보를 좋아한다. 정 후보가 소통도 많이 했고 일도 잘했다"면서 "가난하게 살아본 적 없는 오 후보가 서민을 위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스타급 정치인' 오 후보와 '지역 일꾼' 정 후보 사이에서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의 표심이 누구를 선택하는지가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혜화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55)는 "오 후보가 오기 전에는 정 후보가 괜찮았는데 오 후보가 출마한 뒤에는 주변에서 오 후보가 인기가 많더라"면서도 "정 후보도 여태까지 큰 문제 없이 잘해왔기 때문에 (선거 결과를)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택시 운전기사인 한 70대 남성(70)은 "(승객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오 후보와 정 후보가 뒤치락 엎치락할 것 같다더라"면서도 "종로는 어차피 다들 '떴다방' 아닌가. 정 의원이 얼마큼 지역 관리를 잘했느냐에 달려있을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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