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오른쪽)와 비대위원인 이종걸 의원. 사진은 지난 4월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국회의원 당선자 대회. 사진=아주경제 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3파전이냐, 4파전이냐’의 갈림길에 선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8·27 전국대의원대회(이하 전대)가 안갯속 국면에 빠졌다.
기존의 추미애(5선·서울 광진을), 송영길(4선·인천 계양을) 의원과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경기도 교육감 재선)의 3파전 구도에 뛰어들 것으로 보였던 ‘비주류’ 이종걸(5선·경기 안양 만안) 의원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만류로 출마 여부를 확정 짓지 못했다.
여기에 ‘마이너리그’로 전락한 더민주 8·27 전대의 룰인 ‘예비경선(컷오프) 3명 압축’이 흔들릴 조짐까지 일면서 컨벤션효과(정치적 이벤트 이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현상)를 스스로 걷어차 버렸다. 더민주는 이날부터 28일까지 이틀간 전대 후보자 등록을 받은 뒤 ‘8월5일 컷오프→9일∼21일 권역별 시·도당대의원대회’를 거친 뒤 같은 달 27일 새 지도부를 선출한다.
◆李 “불쏘시개” vs 金 “상황인식 제대로”
더민주는 8·27 전대 후보자 등록 첫날 ‘돌출 변수’에 휘청거렸다. 비노(비노무현)계 구심점을 자처하며 출마 쪽으로 가닥 잡은 이 의원이 주변의 만류로 돌연 보류로 선회한 것이다.
당 비대위원인 이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김 대표를 만나 비대위원직 사퇴 및 당권 도전 의사를 밝혔으나, 김 대표가 극구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이 제출한 당직 사표도 김 대표가 반려했다.
이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가) 여러 가지 객관적 조건과 당의 미래 등을 좀 더 종합적으로 고려해 생각해보자고 했다”며 “후보 등록이 내일까지니깐, 오늘내일 좀 더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같은 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불쏘시개 역할론’을 설파한 지 불과 2∼3시간 만이다.
특히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상황인식을 제대로 해라” “지금 나가서 승산이 있겠는가” 등의 발언으로 이 의원을 설득했다. 당 최대 주주인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구도로 짜인 당내 역학 구도에서는 사실상 ‘모래알 조직’인 비노계 조직력으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익명을 요구한 비주류 한 의원도 본보와 통화에서 “당내 정치적 결사체로서 비노계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제20대 국회가 지난 5월30일 개원했다. ‘3파전이냐, 4파전이냐’의 갈림길에 선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8·27 전국대의원대회(이하 전대)가 안갯속 국면에 빠졌다.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tlsgud80@]
◆三無 전대 현실화…“돌파구가 없다”
일각에선 더민주가 ‘이종걸 딜레마’에 빠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장고에 들어간 이 의원이 출마를 최종 결심할 경우 ‘친노계 대 비노계’의 계파 갈등은 한층 공고해진다. 이 의원이 불출마를 선택하더라도 당은 적잖은 상처를 입게 된다. 당 지도부와 당권 주자들의 ‘오락가락’ 행보는 더민주 전체를 헛바퀴 도는 상황으로 내몰았다.
원칙 없는 실무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애초 당 ‘전국대의원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는 당권 후보자가 4명 이상일 경우 컷오프를 실시, 본선 진출자를 3명으로 압축키로 했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 ‘컷오프 생략’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권·대권 분리’ 규정으로 차기 대권 주자들이 불참하면서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한 더민주 8·27 전대가 ‘룰’ 등의 실무적 원칙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친노·친문’ 표심과 호남, 10만 온라인 당원 등 표 계산 이외 별다른 변수가 없는 상황에서 새 지도부가 구성돼도 ‘도로 민주당’의 모습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달 7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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