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협력할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차이 총통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트럼프 새 정부와 협력을 기대하고, 또 자신이 있다”며 “대만·미국 관계는 장기적으로 양국간 자유·민주·인권이라는 공동 가치와 역내 평화안정과 경제 번영 등 공동의 이익이라는 견고한 기초 위에 세워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홍콩 명보가 15일 보도했다.
대만 정부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미·중관계, 나아가 동북아 경제안보 환경이 급변할 것에 대비해 대책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출현을 마주하는 차이 총통의 민진당 정부의 속내는 복잡하다.
대만 독립 성향의 민진당 정권은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인정치 않은채 중국과 거리를 두면서 미국, 일본에 접근하는 정책을 추진해왔다. 트럼프 정부가 추진할 고립주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은 대만 정부의 '탈(脫) 중국화' 행보에 차질을 가져올 수 밖에 없는 것.
당장 대만이 가입을 적극 추진해왔던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사실상 좌초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차이 총통은 그동안 대만의 경제교역에서 대중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TPP와 동남아시아 지역과의 협력을 강조하는 '신남향(新南向)' 정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TPP 가입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RCEP) 가입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 이를 위해선 중국 대륙과의 관계 개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민진당 정권이 출범한 이후 중국 대륙과 대만간 관계는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 중국은 한층 강하게 대만 대표의 국제회의 참가를 봉쇄하는가 하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친중 성향의 대만 야당인 국민당 수뇌부와 만나는등 대만 정부에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일각에선 미국이 안보 측면에서 대만을 포기할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미국의 소리(VOA) 보도에 따르면 라이웨첸(賴岳謙) 대만 스젠대 교수는 “트럼프는 대만이 중국의 일부분이라고 여길 게 분명하다”며 “대만이 독립 분열을 추진할 경우 트럼프는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대만 정부는 미국 정권내 보기드문 친대만파 관료인 라인스 프리버스가 트럼프 정권의 백악관 초대 비서실장 임명했다는 소식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대만 중앙통신은 프리버스가 공화당전국위원회 의장을 맡은 후 대만 건국 100년 행사에 참석하는가 하면, 지난해 대만을 방문해 차이잉원을 만나기도 했다며 프리버스와 대만의 관계가 돈독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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