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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희 강남구청장]
신연희 강남구청장
구정업무로 종종 해외에 다녀올 때면 필자는 그곳의 우수한 환경과 시설에 많은 영감과 자극을 얻어온다. 지난 9월 뉴욕 패션코트리 참관 차 미국 뉴욕에 방문했을 때도 그랬다. 다양한 편의시설과 관광자원도 훌륭했지만 이동 중 차창 밖에 펼쳐진 타임스퀘어의 풍경이 큰 감명을 주었다. 타임스퀘어 광장에 서서 연신 셔터를 눌러대는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의 환한 미소가 필자에게는 무엇보다도 인상 깊었던 것이다.
예전 뉴욕타임스의 사옥이었던 '원 타임스 스퀘어(One Times Square)' 빌딩이 자리해 있어 '타임스 스퀘어'라고 불리는 곳이다. 이 삼각지대에는 수많은 영화관, 공연장, 호텔, 레스토랑 등이 모여 있어 항상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그만큼 혼잡하지만 뉴욕의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세계에서 가장 비싼 광고료를 자랑한다는 최첨단 기술의 광고 전광판은 밤이면 그 화려함이 절정에 달해 관람객들의 눈이 휘둥그레지게 한다. 가히 세계의 교차로라는 이름에 걸맞은 광경이다.
필자는 머릿속에 그려본다. 놀라운 경제성장과 우아한 문화예술의 발전이 동시에 이뤄진 우리나라에도 저 타임스퀘어와 같이 관광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공간이 들어서면 어떨까(?) 행자부는 대한민국 관광명소를 조성하겠다고 옥외 전광판을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는 옥외광고물 법령을 올해 초 개정했다. 기존에 엄격하게 규제됐던 옥외광고물의 종류나 크기, 색깔 등을 제한 없이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설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필자는 강남구 코엑스 일대를 대한민국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 '영순위' 후보지라 명명해 본다. 이 일대는 이미 2014년 '강남 마이스 관광특구'로 지정돼 수 많은 내외국인 관광객들과 취재진들이 발걸음하고 있는 곳이다. 매년 5월 열리는 'C-페스티벌'은 문화와 전시, IT가 어우러진 축제로 마이스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보여 주며 올해 축제기간 동안 48만여 명이 다녀갔다.
축제의 계절 가을에는 '강남페스티벌'과 '국화축제'가 열려 K-POP 공연, 마라톤, 패션, 쇼핑 등 글로벌 한마당 잔치가 펼쳐진다. 코리아 페스타의 개막공연은 전 세계 120여국에 생중계되어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또한 한해 마지막 날에는 한류스타들과 함께하는 ‘더 브릴리언트 카운트다운’ 행사도 마련해 온 구민들이 함께 희망찬 새해를 맞이한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성과들로 지난 9월 벌인 설문조사에서 강남구 코엑스 일대가 '서울에서 한국판 타임스퀘어 후보지로 가장 좋은 곳'으로 40%가 넘는 표를 얻으며 당당히 1위 후보지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제 강남구는 이 일대를 한국판 타임스퀘어로 만들기 위해 지난 4월부터 지자체 중 가장 먼저 계획을 수립해 다각도로 힘을 쏟고 있다.
SM TOWN 코엑스 아티움에 화려한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초대형 LED 전광판 설치를 논의 중인 것도 그 중 하나이다. 국내외 한류팬들이 관심을 갖고 들르는 이곳에 초대형 LED 전광판을 통해 온종일 한류스타들의 공연과 홀로그램, 증강현실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인다면, 관광객들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을 것이다.
또한 옥외광고의 블루오션이란 제4미디어, 디지털 사이니지 콘텐츠를 활용해 재미있는 한류테마파크를 조성하려고 한다. 언뜻 상상이 가질 않는다면 근래 상영한 '마이너리티 리포트'라는 영화 속 장면을 떠올려보시길. 이 영화에서처럼 사용자의 동작과 얼굴에 따라 맞춤형 콘텐츠를 선보이는 아주 똑똑한 기술이 관광객들의 흥미를 끌 것이라 생각한다.
2021년이면 코엑스 맞은편에는 세계 최고 높이 538m 전망대를 갖춘 현대차 GBC가 준공되고, 바로 옆 영동대로 지하에는 6개의 광역교통망이 지나는 동양 최대 복합환승센터가 구축돼 대한민국 교통허브로 재탄생될 것이다. 국제비즈니스와 관광, 엔터테인먼트가 융합된 '대한민국의 심장'과도 같은 곳이 생겨나는 것이다. 이미 수 많은 관광객들과 회의 참석자들이 발걸음한 코엑스 일대가 한국판 타임스퀘어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랜드마크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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